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이 연례 행사처럼 자주 가격을 인상하자 아예 해외 직구(직접 구매)로 화장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직구족은 전 세계 온라인몰을 찾아다니며 국내 가격과 해외 가격을 비교한 뒤 같은 제품을 가장 싼 가격에 구매한다.
따져봤습니다…화장품 '직구' 미국·영국·프랑스 어디가 더 싼가
특히 유명 화장품 브랜드의 본사가 있는 프랑스·미국·영국의 온라인몰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프랑스 화장품 편집매장 세포라의 온라인몰(www.sephora.fr)에서는 국내 판매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향수를 구입할 수 있다. 프랑스 향수 브랜드 세르주루텐의 ‘라 휘 드 베흘랑 오 드 퍼퓸(50mL)’은 한국에서는 19만원이지만 이곳에서는 7만7000원 정도 싼 89.9유로(약 11만2736원)에 판매된다.

세포라에서 10만원 이상 구매하면 국제배송료 1만5000원에 한국 직배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배송료를 부담하더라도 한국보다 더 싸게 살 수 있다.

프랑스의 화장품 브랜드 록시땅과 멜비타는 프랑스 공식 온라인몰에서 사는 게 가격 면에서 가장 유리하다. 록시땅의 고보습 크림인 ‘퓨어 시어버터 EFT(150mL)’는 한국에서는 5만5000원이지만 프랑스에서는 약 2만원 싼 30유로에 판매하고 있다. 멜비타의 페이스오일인 ‘아르간 뷰티 오일(50mL)’도 한국에서는 4만8000원인 반면 프랑스에서는 14.9유로(약 1만8684원)에 불과하다.

미국 브랜드 중에서는 향수인 르 라보를 직구로 구입하면 유리하다. 베스트셀러 향수인 ‘샹탈33(50mL)’을 르 라보의 공식 온라인몰에서 160달러(약 17만72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 제품의 국내 가격은 이보다 4만7800원 비싼 22만5000원이다.

미국 세포라 온라인몰(www.sephora.com)에서는 아직 국내에 상륙하지 않은 새로운 브랜드를 노려볼 만하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가 최근 론칭한 마크제이콥스뷰티의 ‘스타일아이콘 넘버 세븐 플러시 섀도’를 59달러(약 6만5342원)에 살 수 있다. 미국 세포라도 프랑스처럼 한국 직배송이 가능하다.

직구라고 해서 모두 싼 것은 아니다. 미국 화장품 브랜드 베네피트의 분홍색 블러셔인 ‘단델리온’의 미국 가격은 국내보다 1만1000원 싸다. 최근 국내에 상륙한 토리버치뷰티의 ‘브론저 앤드 블러셔’도 한국과 미국 가격 차이가 1만2000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경우에는 3~4개 이상 대량 구매할 게 아니라면 직구를 하지 않는 게 유리하다.

의외의 국가에서 최저가로 판매되는 제품도 있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입생로랑뷰티의 향수 ‘블랙 오피움(50mL)’은 미국 세포라 온라인몰에서 가장 싸다. 이 제품은 국내에서는 14만1000원에 판매되지만 미국에서는 5만원 싼 82달러(약 9만224원), 프랑스에서는 4만원 싼 80.9유로(약 10만1644원)에 구입할 수 있다.

미국 화장품 브랜드 블리스의 수면용 슬리밍 크림인 ‘팻 걸 슬립(170.5g)’도 국내 가격은 6만8000원이지만 영국 블리스 온라인몰에서는 2만6000원 정도 싼 26.4파운드(약 4만1675원)에 살 수 있다. 미국 가격은 영국 가격과 거의 비슷한 38달러(약 4만2085원)다.

한국 직배송을 하지 않는 온라인몰이라면 배송대행업체를 통해야 제품을 전달받을 수 있다. 몰테일(미국·독일·중국·일본), 아이포터(미국·중국·일본), 지니집(미국·독일·영국·프랑스·중국·일본·홍콩·네덜란드·스페인) 등 국내 배송대행업체 중 원하는 국가에 물류센터를 둔 곳을 선택해 회원 가입을 한 뒤 이용하면 된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