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도 공연은 계속된다. 명절 연휴에는 공연장도 쉴 것 같지만 설 당일(19일)은 물론 전날(18일)과 이튿날(20일)에도 공연하는 연극과 뮤지컬이 적지 않다. 연휴 기간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입장권 가격을 대폭 할인하는 공연도 많다. 가족이나 친지와 함께 볼 만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뮤지컬 ‘로빈훗’
뮤지컬 ‘원스’(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는 2006년 개봉해 세계적인 흥행을 거둔 동명의 아일랜드 음악 영화를 무대화했다. 더블린 길거리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가이와 체코 이민자 걸이 우연히 만나 음악으로 교감하고 상처를 위로하면서 서로의 ‘멈춰진 삶’을 다시 흐르게 하는 내용이다. 2011년 뮤지컬로 재탄생한 원스는 다음해 토니상에서 주요 8개 부문을 석권하는 등 영화 못지않은 성공을 거뒀다. 별도의 오케스트라 없이 배우들이 무대에서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하고 연기한다.
공연은 뮤지컬보다 ‘음악 연극’에 가깝다. 일반 대사와 인물 감정이 노래로 진행되거나 표출되는 것이 아니라 극이 전개되며 자연스럽게 음악이 등장한다. 이야기 전개의 중심에 놓인 음악에서 감동이 비롯된다. 무대에 오른 한국 배우 12명은 뮤지션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수준 높은 연주를 해낸다. 설 연휴 기간 좌석에 따라 30~4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뮤지컬 ‘라카지’(역삼동 LG아트센터)는 화려한 ‘쇼뮤지컬’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무대다. 클럽 ‘라카지오폴’을 운영하는 중년 게이 부부의 아들이 극우파 보수 정치인의 딸과 결혼을 선언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통해 훈훈한 가족애를 그린다. 2012년 국내 초연에 이은 두 번째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이다. 초연에 이어 주인공 앨빈 역을 맡은 정성화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풍부한 성량이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연휴 기간 3인 구매 시 25%, 4인 구매 시 30% 할인해 준다.
뮤지컬 ‘로빈훗’(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은 로빈훗 이야기로 만든 독일산 최신 뮤지컬을 ‘프랑켄슈타인’ ‘삼총사’ 등을 연출한 왕용범이 무대화했다. 속도감 있는 무대 전환과 화려한 격투신, 웃음을 유발하는 코믹한 설정 등 연출가 특유의 장기를 잘 살린 무대다. 1막과 2막 끝부분을 이어지게 하는 구성이 재치있고 참신하다. 연휴기간 전석 20% 할인한다.
연극 ‘해롤드&모드’(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는 1971년 개봉한 동명의 ‘컬트영화’(소수집단이 열광적으로 지지하는 영화)를 컬트적 요소를 약화시켜 누구나 보고 재미있게 즐길 만한 작품으로 만들었다.
엄마의 말대로 ‘결혼할 나이’가 됐으나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한 해롤드와 곧 80회 생일을 맞는 자유분방한 모드가 만나 깊은 우정을 쌓다가 사랑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낭만적으로 유쾌하게 그린다. 박정자(모드) 강하늘(해롤드)이 열연한다. 연휴기간인 18~20일에는 오후 3시(평일엔 오후 8시)부터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