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극장가에서는 ‘빅3’와 나머지 영화 간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한국영화 ‘쎄시봉’과 ‘조선명탐정:사라진 놉(노비)의 딸’, 올해 아카데미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할리우드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이 ‘빅3’로 꼽힌다.
[즐거운 설] "설 연휴 책임질게"
◆쎄시봉

관객들이 가난하지만 순수했던 시절로 추억의 시간여행을 떠나게 이끈다. 1970년대 한국 음악계에 포크 열풍을 일으킨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 등을 배출한 무교동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중심으로 젊은이들의 음악과 사랑을 펼쳐놓는다. ‘마성의 미성’ 윤형주(강하늘 분)와 ‘타고난 음악천재’ 송창식(조복래 분)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프로듀서 이장희(진구)는 가상인물 오근태(정우)를 두 천재 뮤지션 사이의 중재자로 추천해 트리오 밴드를 만든다. 세 뮤지션은 광팬 민자영(한효주)에게 한눈에 반해 대시하지만, 오근태만이 마음을 훔치는 데 성공한다. 강하늘 조복래 진구 등이 선배 가수들의 모습을 무난하게 소화해냈다. 김현석 감독.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2011년 설 연휴에 개봉해 478만명을 동원한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의 두 번째 시리즈다. 조선 제일의 명탐정 김민(김명민)과 그의 파트너 서필(오달수)이 불량은괴 유통과 소녀 납치 사건을 동시에 수사하면서 벌어지는 스릴러. 김명민과 오달수의 콤비 플레이가 웃음을 준다. 김민이 홀딱 빠지는 일본 여인 역 이연희도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카메오처럼 등장한 조관우도 막판 맹활약을 한다. 은괴유통 공장에서 벌어지는 액션의 스케일은 전편을 능가한다. 예능 PD 출신 김석윤 감독이 코미디와 추리를 적절하게 버무려냈다.

◆이미테이션 게임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등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역작으로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앨런 튜링의 전기영화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어느 날 천재 수학자 앨런이 도난 사건으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과거의 행적이 드러난다. 전쟁 중 24시간마다 바뀌는 독일의 암호를 풀고 종전을 2년가량 앞당긴 것. 그러나 영국 정부는 영웅의 행적을 철저히 비밀에 부친 채 동성애자로 처벌한다. 베네틱트 컴버배치와 키라 나이틀리가 주연했고 모튼 틸덤이 감독했다.

◆7번째 아들=조앤 K 롤링 그리고 J R R 톨킨과 함께 영국의 3대 판타지 작가로 꼽히는 조지프 딜레이니의 13권 시리즈 소설 ‘워드스톤 크로니클’을 옮긴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정통에서 벗어난 코믹 터치 스파이 영화. 루저로 낙인 찍힌 청년(태런 애거튼 분)이 전설적 베테랑 요원(콜린 퍼스 분)에게 전격 스카우트된 후 상상초월 훈련에 참여하게 되면서 악당 발렌타인(새뮤얼 L 잭슨 분)에 맞선다. 매튜 본 감독.

◆모데카이=할리우드 배우 조니 뎁과 기네스 팰트로, 이완 맥그리거, 폴 베타니 등 화려한 캐스팅을 앞세운 코미디. 나치의 비밀계좌가 숨겨진 전설의 그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희대의 미술품 사기극.

◆웰컴, 삼바=사회적 신분을 뛰어넘는 두 남자의 우정을 담은 ‘언터처블:1%의 우정’ 제작진이 흑백 남녀 버전으로 만들었다. 프랑스의 불법거주자 삼바와 잘나가는 커리어우먼 앨리스의 이야기다. 언터처블에서 하층민으로 나온 오마 사이 주연.

◆애니메이션 화제작들=‘도라에몽:스탠바이 미’는 일본 동명 애니메이션 원작 탄생 80주년을 기념해 처음으로 3차원(3D) 제작했다. 열등생 소년과 미래소년 간의 우정을 실감나는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오즈의 마법사:돌아온 도로시’는 원작 탄생 115주년을 기념해 만든 뮤지컬 애니메이션. 오즈를 구하기 위한 도로시와 친구들의 모험을 그렸다. ‘스폰지밥 3D’는 지난 16년간 인기를 누려온 동명 TV 애니메이션을 극장용 3D 버전으로 옮겼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