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많은 美주식만 담고…원자재 가격 하락에 베팅하고…슬슬 몸푸는 ETN 시장…'튀는 신상'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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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TN = 상장지수증권 >
ETN '구원투수' 등판
3개월새 거래대금 8배로…ETN 시장 서서히 안착
다양한 기초자산에 기반, 이색 전략 상품 출시 앞둬
시장에 '활력 충전' 할듯
ETN '구원투수' 등판
3개월새 거래대금 8배로…ETN 시장 서서히 안착
다양한 기초자산에 기반, 이색 전략 상품 출시 앞둬
시장에 '활력 충전' 할듯
![자사주 매입 많은 美주식만 담고…원자재 가격 하락에 베팅하고…슬슬 몸푸는 ETN 시장…'튀는 신상' 뜬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502/AA.9611910.1.jpg)
자사주 매입이 잦은 미국 주식에만 투자하는 상품, 원자재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상품 등이 올해 상반기 추가로 상장된다. ETN은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기초지수의 등락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며 주식처럼 장중에 사고팔 수 있다.
◆ETN 시장의 쟁쟁한 구원투수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는 오는 3~5월 중 선보일 신상품 설계를 마무리하고, 한국거래소와 상장 절차를 논의 중이다.
첫 테이프는 내달 3일 미래에셋증권 ‘미국 바이백 ETN(H)’이 끊는다. 자사주 매입이 유독 잦은 애플, 오라클, 시스코 등의 주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미국 S&P500 자사주매입지수를 기초로 한 상품이다. 이 지수는 지난 5년 동안 연평균 29.41% 올라 S&P500지수의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이 잦은 기업일수록 주가 흐름이 좋다는 점에 착안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4~5월에 금, 은, 구리, 원유 등의 원자재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상품을 내놓는다. 원자재 가격을 그대로 추종하는 ETF는 많지만, 가격이 내려야 이익을 보는 ‘거꾸로 상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원자재 ETF와 함께 활용하면,원자재 가격이 오를 때와 내릴 때 모두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기초자산을 활용한 상품 중에는 ‘롱쇼트 전략(주식 매수와 공매도를 모두 활용)’을 응용한 상품들이 눈에 띈다. NH투자증권은 저변동성 대형주가 주식시장에서 낮은 성과를 보인다는 점에 착안해 변동성이 낮은 종목을 공매도하는 ‘옥토 K알파 ETN(H)’이라는 상품을 선보인다.
‘옥토 스마트 리밸런싱 ETN(H)’ 역시 박스권 장세에 특화된 상품이다. 코스피지수 추종 ETF 5종, 인버스 ETF 3종이 투자 대상이다. 지수가 오르면 지수 추종 ETF를 팔고, 인버스 ETF를 산다. 떨어질 때는 매수와 매도 상품이 바뀐다. 문성제 NH투자증권 파생운용본부 팀장은 “증시가 박스권에서 움직였던 지난 3년간 이 전략으로 지수형 ETF에 투자했다면 누적 수익률이 80%에 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시가총액 상위 5종목으로 구성된 ‘트루 빅5 ETN(H)’을 내놓는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한국전력, 현대모비스 등 5개사의 주가를 지수화해 이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바뀌면 투자 종목을 재조정한다.
◆존재감 생긴 ETN 시장
재테크족(族) 입장에서 ETN은 새로운 투자 대안이다. 적은 수수료로 해외 틈새 상품, 국내 전략 상품 등에 투자할 수 있어서다.
거래량이 적지만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맡은 증권사들이 가격대별로 촘촘하게 호가를 내주기 때문에 원하는 시기에 ETN을 팔아 현금화할 수 있다. 거래 방법은 주식이나 ETF와 같다. 국내 지수와 연계한 상품엔 과세하지 않지만 해외 지수 연계상품, 원자재 상품 등에 대해선 매매차익 중 15.4%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ETN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상장된 상품이 10종뿐이고 거래량도 많지 않아서다. 올해 2월 기준 ETN 10개 상품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억7431만원이다. 1억원 남짓이었던 지난해 11월에 비해 8배 늘었지만, 하루 평균 5000억원어치의 상품이 거래되는 ETF 시장과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첫선을 보인 지 3개월이 됐지만 여전히 ETN이란 상품이 있다는 것을 아는 투자자가 드물다”며 “적극적인 추가 상장으로 상품 구색을 늘리고, 상품 정보도 더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