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종목 중 한 곳은 사상 최고가…F·B·I , 코스닥 파죽지세 이끌었다
코스닥지수가 6년8개월 만에 610선을 돌파했다.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선 118개 종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종목이 1065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10개 중 1개꼴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는 뜻이다. 이처럼 중소형 종목 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닥지수가 600선을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바이오 대표주 셀트리온이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시장 주도주들이 고평가 논란에 접어들면서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6년8개월 만에 610 돌파

10종목 중 한 곳은 사상 최고가…F·B·I , 코스닥 파죽지세 이끌었다
16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4%(2.09포인트) 상승한 610.16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 613.72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닥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610선을 넘긴 것은 2008년 6월19일(610.99) 이후 처음이다. 올 들어서만 코스닥지수는 12.37%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7%)을 압도했다.

이날 코스닥지수 상승은 연기금, 보험 등 국내 장기투자 자금과 외국인이 주도했다. 이날 연기금은 코스닥시장에서 59억원을 순매수하며 9거래일 연속 ‘사자’를 이어갔다. 올 들어 연기금은 코스닥시장에서 276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작년 1~2월 코스닥시장에서 514억원을 사들였던 연기금이 올 들어 중소형주 매집에 적극적인 이유는 유가증권시장 대형주가 부진한 여파가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외국인은 260억여원, 보험은 120억여원을 순매수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달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정책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코스닥시장의 강세가 이어지며 600선을 지킬 수 있을 전망”이라며 “ECB가 양적 완화 정책을 시작하면 외국인이 대형주를 중점적으로 사들일 가능성이 큰 만큼 중소형주에는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대형주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고 중소형주 가격이 비싸졌기 때문에 이달 말부터 코스닥지수가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도주의 빠른 교체는 부담 요인

최근 코스닥지수 상승에 있어 일등공신은 셀트리온 등 바이오주로 나타났다. 이날 셀트리온은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6만6700원으로 마감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63.88% 급등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주(9~13일) 셀트리온은 코스닥지수 상승에 가장 많이 기여한 종목으로 꼽히기도 했다. 제대혈보관업체 메디포스트, 보톡스 제조업체 메디톡스도 이달 들어 코스닥지수를 끌어올린 주도주로 지목됐다. 바이오시밀러업체인 바이넥스, 건강기능식품업체 쎌바이오텍 등도 이달 들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반면 지난달 중소형주 장세를 이끌었던 컴투스, 웹젠 등 모바일게임주는 최근 주가가 조정받으며 주도주의 순환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코스닥시장의 테마주 중심 장세가 과열됐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의 8분의 1 정도인데 거래대금은 비슷한 수준으로 회전율이 지나치게 높다”며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 반도체장비, 게임, 핀테크 등이 돌아가며 주목받고 있기는 하지만 주도주 역할을 하는 기간이 매우 짧은 편”이라고 우려했다. 오 센터장은 “일부 코스닥시장의 바이오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0배를 넘기는 등 가격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에 조정 우려도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고운/강지연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