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7일 금융안정에 유의한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고 국제유가와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 해외 위험요인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2.0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둔화, 디플레이션(물가하락+경기침체) 우려가 있지만 가계부채 증가와 대외 불확실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안정기조가 유지되도록 하겠다"며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국제유가와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 해외위험요인, 경제 내의 유휴생산능력 추이, 가계부채와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해선 낮은 수준을 이어가다 하반기 이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수요측면에서 하방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저유가 영향 등으로 낮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경제에 대한 진단은 여전히 어두웠다. 심리지표가 부진한데다 회복세가 미약하다고 판단한 것.

한은은 "수출이 석유제품 등의 단가 하락에 기인해 감소하고 내수 회복도 미약하다"며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경기는 미국의 경기 회복에 따라 점차 개선되겠으나 속도는 완만하고 중국의 성장세 둔화, 경제심리 회복 지연 등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경제에 대해선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나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약화, 지정학적 위험, 그리스 채무조정 관련 불확실성 등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장기시장금리가 주요국의 통화정책 완화 등으로 하락했다가 미국 경제지표 개선으로 반등했고 주가는 상승했다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은 경상수지 흑자 지속, 미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이 교차하면서 하락 후 반등했으며 원·엔 환율은 안전자산 수요 증대 등으로 그동안의 하락세가 주춤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은은 은행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도는 증가세를 이어간 점을 우려했다.

한경닷컴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