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동산 개발부담금 감면이 필요한 이유
아파트 분양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기존 주택 거래량도 늘어나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나 활성화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 경제가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을 겪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걱정도 상존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 회복은 정부의 활성화 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 대표적인 조치 중 하나가 개발부담금 경감이다. 부동산 활황기 때 도입된 부동산 개발부담금에 대해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1년 동안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 감면 조치가 오는 7월에 종료된다. 감면 내용은 아파트 등 개발사업에 대해 수도권에선 개발부담금을 50% 경감하고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100% 면제하는 내용이다. 시장 과열기 때 채택한 과도한 규제를 개선하고 부동산 시장 회복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 정부는 지난해 12월 과도한 개발부담금을 줄이는 방안도 입법예고했다. 지금까지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개발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공공시설 설치비용이 적지 않았다. 앞으로는 도로, 주차장, 공원, 하천 등 기부채납(공공 기부) 공공시설을 개발비용으로 인정받게 됐으며 진입도로 설치비용도 개발비용에 포함됐다. 인허가 이전 또는 준공 이후에 발생한 비용에 대해서도 인허가 조건에 부합하면 개발비용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런 구체적인 개선 조치는 개발부담금 부과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개발부담금의 한시적 감면 조치와 완화 방안을 추진한 배경에는 1차적으로 개발부담금 한시적 감면이라는 상징적 조치를 통해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되살려보려는 의도가 있다고 판단된다. 2차적으로는 개발부담금 부과로 인한 건설업계의 재정적 어려움을 덜어줘 결과적으로 분양가를 다소라도 낮춰 시장 안정화를 꾀하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런 다각적인 의도가 부동산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1년이라는 개발부담금 한시적 감면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주택 건설을 위한 택지 확보 시간을 제외하더라도 물리적인 주택 건설 공사에만 2년 반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개발부담금 한시적 감면 조치를 좀 더 연장하는 것이 정부의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통한 경기 활성화 방침에 부합된다는 게 건설 현장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건설산업은 경기 순환의 저수지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투자승수도 높아 건설 투자를 통해 혜택을 보는 관련 업종은 광범위하다. 이는 건설산업이 경기 과열기 때에는 일정 부분 소방수 역할을 하고 경제가 어려울 땐 경기촉진 산업으로 활용된다는 의미다. 개발부담금 감면이 한시적으로 1~2년 추가 연장된다면 개발부담금이 줄어들어 사업자 수익성이 높아지고 재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점은 정부가 지속적으로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 지원을 한다는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이는 주택 및 부동산 이해관계자들이 안심하고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활성화 관련법이 상당히 많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시장이 왜 과거처럼 크게 움직이지 않는지를 궁금해 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생물과 같아서 시장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2000년대 풍미했던 부동산 열기는 부동산 시장이 상승할 것이라고 믿는 공감대에서 출발했다.

현재 택지개발촉진법도 폐지하겠다고 선언한 마당이다. 민간 택지개발을 위해 개발부담금 한시적 감면조치를 연장한다면 최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추가 유예 등 이른바 ‘부동산 3법’ 개정과 맞물리면서 주택 시장이 건설산업 전체를 다소나마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이런 연장 조치는 전·월세 주택물량 증가를 가져와 전·월세 가격 폭등을 안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박환용 < 가천대 교수·도시계획학 hwanpark@gachon.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