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채무협상 지연으로 불안감에 휩싸인 증시가 관망세를 보이며 장을 마쳤다. 증시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설 연휴 휴장에 들어가지만 이 기간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일본은행 금융정책위원회 등 글로벌 대형 이벤트가 줄지어 있다. 이들 변수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연휴 이후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美·日·유럽, 어떤 패 쥐고 있을까
◆美 FOMC 의사록…금리인상 언제?

코스피지수는 일반적으로 설 연휴 전에는 약세를 보이다 연휴가 끝나면 강세로 돌아섰다. 휴장 기간에 예정된 각종 변수 탓에 일단 위험을 피하고 보자는 투자자 심리가 작용해서다.

가장 주목해야 할 변수는 18일 공개되는 미국의 FOMC 의사록이다. 이 의사록에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토론 내용이 비교적 상세히 담겨 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된 만큼 이번 회의록에 인상 시점이 윤곽을 드러낼지 관심사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으면 금리인상이 가까워졌다는 의미로, 국내외 증시가 조정받을 수 있다. 반면 중립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라면 국내 증시도 변동성이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엔·달러 환율 ‘관심’

18일에는 일본의 통화정책을 결정짓는 일본은행 금융정책위원회가 열린다. 일본의 엔저 기조가 장기화 추세인 만큼 추가적인 통화 완화가 이뤄질지 관심사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일본 내 추가 경기부양론이 힘을 잃고 있어 정책위원들이 이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개진할지 주목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이 설 연휴 후 엔·달러 움직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휴 기간 발표되는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는 경기회복세 지속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18일엔 신규 주택착공 건수 등 주택 관련 지표와 1월 산업생산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연휴 이틀째인 19일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가 발표된다.

연휴 마지막날인 20일에는 그리스와 유로존의 채무협상이 재개된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협상이 결렬된 만큼 이번 재협상이 타결될지 주목받고 있다. 노주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협정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이달 들어 중국 유럽 등 외국계 자금이 국내 증시로 많이 유입됐다”며 “연휴 기간 그리스 채무협상이 순조롭게 완료되면 설 연휴 이후 외국인 자금 유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