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악장과 3악장은 과연 황제란 제목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압도적으로 찬란하며 감격적이다. 그 사이에 놓인 2악장에서는 황실의 휘황찬란함이나 권위를 느낄 만한 부분이 전혀 없다. 천상에서 울릴 법한 영롱함이 자유로운 변주곡 스타일로 펼쳐지는데, 그 아름다움은 궁전 정원의 분수가 아니라 수풀 속에 숨겨져 졸졸 흐르는 시냇물에 비유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이처럼 화려함을 숨긴 2악장이 있기에 더욱 인간 냄새 나는 명곡이 되지 않았을까.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