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감사 선임하고 배당금 올려라"…삼아제약 '주총 공습' 예고한 美헤지펀드
미국계 헤지펀드인 SC아시안오퍼튜니티펀드(이하 SC펀드)가 삼아제약에 외국계 펀드 중 올해 처음으로 배당금 상향, 자사주 취득, 외부감사인 선임 등의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삼아제약은 장기투자 재원 등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거부의 뜻을 밝혀 다음달 1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아제약은 SC펀드가 △주당 배당금 500원으로 상향 △자사주 추가 취득 △외부 감사인 박정민 씨 선임 등의 주주제안을 제출했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삼아제약은 지난해 매출 567억원, 영업이익 58억원을 기록한 호흡기계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사다. 최대주주 허준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현재 지분율은 65.58%다. SC펀드(3.38%)를 포함한 외국계 주주들의 총 지분율은 15.74%다.

SC펀드는 삼아제약이 제시한 주당 200원(총 배당금 12억원) 결산배당에 대해 “삼아제약은 600억원이 넘는 현금과 투자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매년 70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발생하고 있다”며 “배당금을 500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자사주 취득과 관련해선 “현재 회사의 보유현금 규모는 자사주 취득을 통해 주주 환원을 하고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해도 충분하고도 남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주주를 대표하는 독립된 감사를 선임하면 장기적인 주식가치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삼아제약은 주주들에게 회사 측 제시안에 동조해줄 것을 설득하고 있다. 삼아제약은 “제약산업의 특성상 한 프로젝트에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오랜 기간이 걸린다”며 “타사 대비 높은 현금배당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고 이사회가 추천한 감사후보 박돈 씨는 경영 투명성 확립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고 SC펀드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에 따라 3월10일 개최 예정인 삼아제약 주총에서 표 대결이 예상된다. 배당금 상향 등 일반 의안은 전체 의결권의 25% 이상 참석과 참석한 전체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을 전제로 지분율대로 투표가 진행된다. 그러나 감사 선임 의안은 특정 주주의 의결권이 최대 3%로 제한되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