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스터' 전성시대…효율이냐 특권이냐 논란
박근혜 정부 들어 현역의원들의 내각행이 줄을 잇고 있다. ‘2·17 개각’에서 유일호·유기준 의원(새누리당)이 각각 국토교통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정치와 각료 합성어인 ‘폴리스터(politics+minister)’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완구 국무총리와 최경환(기획재정부), 황우여(교육부), 김희정(여성가족부) 장관이 현역의원을 겸하는 국무위원들이다. 2명의 장관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 과정을 통과하면 18명의 내각 구성원(총리 포함) 중 6명이 현역의원으로 꾸려지게 된다.

과거 정부에서 내각의 주요 인재풀(pool)은 교수집단이었다. 이명박 정부 때는 ‘폴리페서(politics+professor)’가 대세였고, 박근혜 정부 1기 내각에서도 교수 출신이 중용됐다.

현역의원들의 내각행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 정부 부처 관계자는 “교수 출신에 비해 리더십과 정무감각이 뛰어난 점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며 “공무원들도 정치인 출신의 발탁을 반기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는 “어차피 장관이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결국엔 정책 조정능력이 중요하다”며 “아무래도 정무감각이 뛰어난 정치인들이 더 낫다”고 말했다. 부처 예산 담당자도 “기재부에서 예산을 따오려면 헤드(최경환 부총리)와 소통이 잘되면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반면 내년 총선을 채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현역 의원들로 내각을 채우는 것은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의원을 겸하는 각료들이 내년 4월 총선에 나가려면 선거 9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이번 3기 내각을 ‘11개월짜리 한시 내각’으로 부르는 이유다.

국회의원들이 장관을 겸직하게 되면 의원 세비는 중단된다. 장관 급여를 받기 때문이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장관 평균 연봉은 1억5590여만원으로 국회의원(1억3790여만원)보다 1800만원가량 많다. 하지만 향후 의정 복귀를 감안해 의원실 운영 경비 등은 계속 지급된다.

현역의원을 겸하고 있는 장관들은 주요 법안 투표와 선출권 등 의원 권한을 그대로 행사한다. 국회의원이 국무위원을 겸직하는 것을 놓고 ‘특권’ 시비가 일고 있다. 3권분립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도 겸직 반대의 논리다. 정치권에서도 여러 차례 겸직 제한이 추진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진명구 기자 pmg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