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 모면…한숨 돌린 세계경제
올해 세계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그렉시트) 위기가 일단 봉합됐다.

그리스와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채권단은 이달 말 종료할 예정이던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4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국가 부도 위기에 몰렸던 그리스는 한숨 돌렸다.

그리스를 포함한 19개국 유로존 재무장관과 채권단은 지난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오는 6월 말까지 4개월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채권단은 그리스에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긴축정책을 실시하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8월까지 6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지난달 집권한 그리스 좌파 정부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이달 말 끝내고 채권단의 간섭 없이 6개월간 자금 지원을 받겠다고 주장해왔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첨예하게 대립하던 그리스와 채권단이 한 발씩 물러서면서 타협점을 찾았다”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그리스는 23일까지 채권단에 새로운 긴축 프로그램을 마련해 제출해야 한다. 채권단 심사를 통과하면 그리스는 앞으로 4개월간 채권단에서 자금 지원을 받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전 그리스 정부는 채권단이 요구한 자금 지원 조건을 일방적으로 수용했지만 이번 합의에서는 그리스 정부 스스로 자금 지원 조건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구제금융 프로그램 4개월 연장으로 그리스의 국가 부도 위기라는 급한 불은 껐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6월이 되면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 재연장과 긴축정책에 대한 협상을 또다시 벌여야 해 그렉시트 우려가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협상 타결 소식에 20일 미국과 유럽 주요 증시는 상승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