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 박영옥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김 전 총리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 박영옥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김 전 총리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1일 별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 박영옥 여사의 빈소를 23일 조문했다. 박 여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셋째 형인 상희씨의 장녀로, 박 대통령의 사촌 언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 민경욱 대변인 등과 함께 빈소가 마련된 현대아산병원을 찾아 영정 앞에 헌화하고 묵념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어 김 전 총리와 10분 정도 대화하며 위로했다.

박 대통령은 허리를 숙여 휠체어에 앉은 김 전 총리의 두 손을 붙잡고 “가시는 길 끝까지 정성을 다해 보살펴 주신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고, 김 전 총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흘렸다. 김 전 총리는 휠체어를 타고 장례식장 건물 엘리베이터 앞까지 박 대통령을 배웅했다. 박 대통령은 김 전 총리에게 “나오지 않으셔도 되는데…”라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이날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과 함께 조문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빈소를 찾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는 김 전 대통령을 대신해 조문했다.

김 전 총리는 조문객들에게 “내가 왜 ‘정치는 허업’이라 했는지 해석을 잘 못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정치는 키워서 가꿔 열매가 있으면 국민이 나눠 갖지 자기한테 오는 게 없으니 정치인 자신에겐 텅텅 빈 허업이다. 정치인이 열매를 따먹겠다고 그러면 교도소밖에 갈 길이 없다”고 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