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준 뤼이드 대표(가운데)와 직원들이 스마트 오답노트 앱 ‘리노트’를 소개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장영준 뤼이드 대표(가운데)와 직원들이 스마트 오답노트 앱 ‘리노트’를 소개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지난해 7월 토익시험에서 690점을 받은 취업 준비생 윤은지 씨(27)는 두 달 만에 점수를 920점으로 높였다. 윤씨가 밝힌 비결은 ‘오답노트’. 사소한 부분에서 실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답노트로 약점을 보완하니 점수가 수직 상승했다. 누구나 아는 방법이지만 그의 오답노트는 달랐다. 문제집을 오려 붙이거나 베껴 적지 않고 스마트폰 촬영 방식으로 간단히 만든 것. 비결은 스타트업 뤼이드가 내놓은 오답노트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리노트’였다.

◆오답노트의 불편함을 없애다

오답노트가 효과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교사들은 누구나 오답노트 만들기를 권장한다. 하지만 틀린 문제를 일일이 오리고 붙이는 과정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문제를 오려내면 구멍이 생기기 때문에 오답노트용 문제집을 따로 사야 할지도 고민이다. 틀린 문제가 많을 경우엔 오답노트 만들다 정작 공부할 시간이 모자라는 주객전도(主客顚倒) 현상도 발생한다. 오답노트가 효과적이라는 것은 알지만 만드는 과정의 비효율 때문에 실제로 활용하는 사람은 드물다.

뤼이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노트를 내놨다. 리노트는 터치 몇 번과 사진 촬영으로 간단히 오답노트를 만들어준다. 시중의 토익·토플 문제집 90%의 문제 데이터베이스를 확보, 사진 촬영 없이 문제집 페이지와 문제 번호 입력만으로도 가능하다. 대중교통 이용 시 스마트폰을 이용한 오답노트 활용은 학습 능률을 높여준다.

◆“맞춤형 교육 시장 열겠다”

“통신 상거래 등 많은 것이 정보기술(IT)과 결합하며 급속히 발전했습니다. 반면 교육 분야는 거의 300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죠.” 장영준 대표(29)의 뤼이드 설립은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인터넷 강의가 도입됐지만 많은 사람에게 같은 내용을 일괄적으로 전달하는 대중교육의 틀을 벗어나진 못했다.

장 대표는 미국 UC버클리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세계적 증권사 메릴린치에서 3년간 일하며 비즈니스 경험을 쌓았다. 누가 봐도 모범생일 것 같은 그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나왔다. “저는 태어나서 한 번도 수업시간에 완전히 집중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미 알고 있거나 흥미 없는 내용이 많은데 모든 학생에게 같은 내용을 주입하는 것은 비효율적이지요. 정작 필요한 취약점 관리도 안 됩니다.”

그는 개인별 취약점 정보의 보고인 오답노트에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해 개인별 맞춤형 교육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대표적인 것이 많이 틀리는 개념에 관한 문제를 집중 제공하는 식이다.

◆웹툰 플랫폼 이어 두 번째 도전

장 대표의 창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학 시절 블로그 제작 소프트웨어 기업인 테터앤컴퍼니 공동창업자 김창원 씨와 미국에서 ‘타파스미디어’라는 웹툰 플랫폼 회사를 세웠다. 실적이 나쁘진 않았지만 경영자로 홀로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자 만료와 함께 귀국한 그는 한국에서 뤼이드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을 마음먹고 나서 부딪힌 첫 번째 난관은 좋은 개발자를 구하는 것. 장 대표는 개발자들이 모이는 자리마다 찾아다니며 50명이 넘는 개발자를 만났다. 구글 출신 개발자인 이재철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유능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발품 덕분이다.

리노트는 모든 과목에 활용할 수 있지만 특히 토익 토플에 초점을 맞췄다. 1차로 토익 공부를 하는 취업준비생 25명에게 두 달간 알파테스트를 했다. 결과는 평균 80점 상승. 리노트를 활용하지 않은 집단 평균과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