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18조 덜 쓰고도 굴러가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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未집행 예산 미스터리
세금 안걷혀 세출계획 '펑크'
靑 "애초 부풀려 책정" 의심
예산편성·집행 대수술 예고
세금 안걷혀 세출계획 '펑크'
靑 "애초 부풀려 책정" 의심
예산편성·집행 대수술 예고
‘증세 없는 복지’를 고수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가 연간 18조원에 이르는 ‘예산 불용(不用·미집행)’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연간 책정 예산보다 18조원을 덜 쓰고도 굴러가는 나라 살림이라면 애초 세출예산 자체를 부풀려 짠 것 아니냐는 판단에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세수부족으로 돈이 말랐겠지만 연간 18조원이나 되는 큰돈을 집행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세출예산 자체에 거품이 끼었다는 증거”라며 “지난 3년간 불용예산 내역을 정밀하게 점검해 예산 낭비 요인을 근본적으로 파헤칠 것”이라고 말했다.
2008~2012년 연평균 5조5000억원이던 불용예산은 2013년 18조1000억원, 2014년 17조4900억원으로 폭증했다. 지방자치단체 재정의 불용도 심각한 수준이다. 2010년 12조8000억원에서 2013년 16조1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기획재정부는 경기 부진으로 세금이 목표치보다 덜 걷힌 게 불용예산 발생의 주된 요인이라고 항변한다. 계획한 대로 예산을 집행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 썼다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불용예산은 안 쓰면 그만인 것인지, 안 써도 되는 예산을 왜 편성한 것인지 등 의문이 꼬리를 문다.
전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불용예산 미스터리’를 깊이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증세 없는 복지 논란을 잠재울 첫 돌파구로 강력한 세출예산 구조조정과 예산제도 개편을 예고하고 있다는 얘기다. 신임 한국경제학회장인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도 “증세보다는 정부 지출 구조조정이 우선”이라고 주문했다.
세종=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세수부족으로 돈이 말랐겠지만 연간 18조원이나 되는 큰돈을 집행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세출예산 자체에 거품이 끼었다는 증거”라며 “지난 3년간 불용예산 내역을 정밀하게 점검해 예산 낭비 요인을 근본적으로 파헤칠 것”이라고 말했다.
2008~2012년 연평균 5조5000억원이던 불용예산은 2013년 18조1000억원, 2014년 17조4900억원으로 폭증했다. 지방자치단체 재정의 불용도 심각한 수준이다. 2010년 12조8000억원에서 2013년 16조1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기획재정부는 경기 부진으로 세금이 목표치보다 덜 걷힌 게 불용예산 발생의 주된 요인이라고 항변한다. 계획한 대로 예산을 집행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 썼다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불용예산은 안 쓰면 그만인 것인지, 안 써도 되는 예산을 왜 편성한 것인지 등 의문이 꼬리를 문다.
전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불용예산 미스터리’를 깊이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증세 없는 복지 논란을 잠재울 첫 돌파구로 강력한 세출예산 구조조정과 예산제도 개편을 예고하고 있다는 얘기다. 신임 한국경제학회장인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도 “증세보다는 정부 지출 구조조정이 우선”이라고 주문했다.
세종=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