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 설치게 만드는 극심한 어깨 통증, 회전근개파열
이모씨(50)는 얼마 전부터 골프를 배우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운동 중에 오른쪽 어깨에서 ‘뚝’하는 소리가 나더니 심한 통증과 함께 팔을 들어올리는 동작이 힘들어졌다. 처음에는 그저 오십견일거라 생각하고 파스와 찜질로 자가 치료를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씨의 상태는 심각해져 갔고, 급기야 극심한 고통에 일상생활도 힘들어졌다. 병원을 찾은 그의 병명은 ‘회전근개파열’이었다.

실제로 이모씨처럼 어깨에 통증이 발생하면 대부분이 단순한 오십견이라고 생각해 방치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깨부위 질환은 쉽게 판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종류가 다양하고 특히 회전근개파열의 경우 방치하면 할수록 파열 범위가 넓어지고 근육이 지방으로 변해 힘줄을 봉합하여도 다시 회복하기 힘들어진다. 그러므로 반드시 조기에 관절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총 4개의 근육들을 말하는데 주로 어깨 관절을 회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런 회전근개에 여러 기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파열이 발생하는 것을 회전근개파열이라고 하며, 퇴행성 변화나 근육의 혈액 공급이 약한 부분에서 자주 일어난다. 그리고 어깨를 둘러싼 뼈와 잦은 충돌을 일으키는 경우 닳아서 끊어지게 되며 운동선수나 활동력이 왕성한 젊은 환자인 경우 회전근개에 손상을 입어 발병하기도 한다.

김인보 부민병원 관절센터 센터장은 “어깨관절은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로 회전할 수 있는 부위인 만큼 움직임도 많고, 정교한 동작을 수행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움직이다 보니 그에 따른 부상이나 퇴행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며 “그만큼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밤잠 설치게 만드는 극심한 어깨 통증, 회전근개파열
회전근개파열의 통증과 증상은 오십견과 유사하지만 오십견은 어깨가 굳어져 아무리 팔을 올리려 해도 올라가지 않는 반면 회전근개파열은 특정 부위에만 운동범위가 제한될 뿐 도움을 받으면 팔을 올릴 수 있다. 이외에도 회전근개파열은 목디스크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팔을 머리 위로 올렸을 때 통증이 감소하고 내렸을 때 통증이 발생하면 대부분 목디스크이고, 그 반대이면 회전근개파열이다.

회전근개파열의 치료는 부분파열일 경우 약물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치료와 힘줄강화 주사, 꾸준한 근력 운동을 시행한다. 하지만 파열이 심할 경우 관절내시경으로 끊어진 힘줄을 원래의 뼈 부착부에 다시 연결하는 수술을 한다. 관절내시경은 최소상처수술로서 절개 부분이 작아 회복이 빠르고, 수술 부담도 비교적 적어 고령 환자에게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만약 회전근개파열을 방치하여 끊어진 힘줄이 근육의 장력으로 말려 올라가 지방으로 바뀌어 버린 후라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힘줄 봉합은 아예 불가능해진다. 이때는 이미 팔을 들어올리지 못할 정도로 악화된 상태이므로 수술이 필요하다.

김 센터장은 “이럴 경우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최근들어 환자의 어깨 관절을 최대한 살리는 데 중점을 두어 근이전술을 시행한다”며 “근이전술은 끊어져 없어진 힘줄 근처의 다른 근육을 옮겨와 붙여 어깨 근육이 제대로 기능을 하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앞쪽 어깨 근육 힘줄이 말려서 없어지면 가슴근육인 대흉근을 떼어서 옮겨 어깨 근육에 붙여주는 방식이다. 근이전술은 환자 본인의 관절을 살리는 방법이라 효과적이지만 관절내시경보다 난도가 매우 높은 고난이도 수술이기 때문에 시행하는 병원이 많지 않다. 어깨는 수술만큼이나 재활도 중요하다. 그러므로 수술 이후에는 반드시 꾸준한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힘줄이 완전히 치유될 때까지 보조기를 착용하며 어깨에 직접부담을 주거나 수술부위를 자극하는 동작은 피해야 한다.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회복을 돕기 위해 전문의 처방에 따라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