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PGA투어 사상 이렇게 치열한 적은 없었다. 올해 LPGA투어 신인왕 경쟁 이야기다. 지금까지 고작 3개 대회를 치렀지만 신인 가운데 우승자가 나오고 ‘톱10’ 진입자가 대거 쏟아졌다. 신인상 경쟁이 ‘올해의 선수상’ 경쟁을 방불케 한다. 올해 LPGA투어 루키는 모두 32명. 이 가운데 10명이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꼽힌다. LPGA 투어 사상 가장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미LPGA 신인왕 경쟁 '춘추전국시대'
◆초반부터 줄줄이 상위권 기염

현재 신인왕 레이스 1위는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20)이다. 쭈타누깐은 시즌 초반 3개 대회에서 11위, 공동 2위, 3위의 성적을 거두며 포인트 203점을 획득했다. 에리야의 언니 모리야는 2013년 신인상을 받았다. 동생이 언니보다 한 수 위의 기량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에리야의 신인상 수상이 유력하겠지만 올해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장하나(23·비씨카드)가 준우승 1회를 포함해 두 차례 ‘톱10’에 진입하며 154점으로 2위,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퓨어실크바하마클래식에서 우승한 김세영(22·미래에셋)이 150점으로 3위에 올라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호주여자오픈에서 공동 7위에 오른 호주 동포 이민지(19)가 128점으로 4위, 찰리 헐(영국)이 59점으로 5위다. 지난해 유러피언레이디스투어 상금왕 출신인 찰리 헐은 조건부 시드를 갖고 있지만 지난주 호주여자오픈에 처음 출전해 공동 7위에 올랐다. 앞으로도 초청 자격으로 자주 대회에 나올 가능성이 커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꼽힌다.

그 뒤를 이어 백규정(20·CJ오쇼핑)이 51점으로 6위를 달리고 있다. 프린스턴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재미 동포 켈리 손(23)과 UCLA 2학년인 앨리슨 리(20)가 각각 7위, 8위다. 타이거 우즈의 조카 샤이엔 우즈(미국)는 13위를 달리고 있다.

◆‘거물 신인’ 김효주, 시즌 첫 출격

신인상 경쟁에서 김효주(20·롯데)를 빼놓을 수 없다. 김효주는 26일 막을 올리는 혼다LPGA타일랜드에서 미 LPGA투어 공식 데뷔전을 치른다. 김효주는 오후 1시17분(한국시간) 스테이스 루이스(미국), 아자하라 무뇨스(스페인)와 1번홀에서 1라운드를 시작한다.

김효주는 지난해 초청 선수 자격으로 네 차례 LPGA투어에 출전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을 비롯해 롯데챔피언십 4위, 스윙잉스커츠클래식 공동 7위, 하나외환챔피언십 7위 등 모두 ‘톱10’에 진입했다. 에비앙챔피언십 우승 덕에 올해 LPGA투어 출전자격을 획득했다.

지난해 12월 시력교정 수술을 받은 김효주는 지난달 초부터 태국에서 50여일간 전지훈련을 해왔다. 올해 미국과 한국 투어를 오가는 강행군에 나서기로 한 김효주는 우즈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톱랭커들처럼 모든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체력을 안배하면서 필요한 대회만 나갈 방침이다.

◆한국계 초강세…상위 8명 중 6명

한국은 1998년 박세리의 미국 진출 이후 지금까지 여덟 차례 신인상을 차지했다. 박세리(1998)를 필두로 김미현(1999), 한희원(2001), 안시현(2004), 이선화(2006), 신지애(2009), 서희경(2011), 유소연(2012) 등이 수상했다. 동포로는 브라질 출신의 안젤라 박(2007)이 유일하게 받았다.

현재 신인상 레이스 상위 8명 중 동포 3명을 포함, 6명이 한국계다. 신인왕 포인트는 대회마다 우승하면 150점, 준우승은 80점, 3위 75점, 4위 70점, 5위 65점 순으로 점수가 주어지며 40위는 10점을 받는다. 41위 이하는 모두 5점을 받는다. 메이저대회에선 두 배의 포인트가 부여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