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내년부터 자동차에 적용할 연비 산정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

뉴욕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자동차 연비 표시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새로운 기준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자동차 업체가 자체적으로 연비를 측정, 표시해 왔다. 환경보호청은 일부 차량을 선별해 연비를 점검하거나 사후에 감독하는 등 제한된 역할만 했다.

새 기준에 따르면 일반적인 주행 환경을 감안해 차가 시속 50마일(80㎞)로 30분간 달린 뒤 연비를 측정해야 한다. 또 갓 출시된 차가 아닌 4000마일(6437㎞) 정도 주행한 차량을 대상으로 연비를 계산해야 한다. 이 기준은 내년 가을께 출시되는 2017년형 모델부터 적용된다. 이번 기준은 의무조항이 아니라 권고사항이다. 하지만 기준 강화로 자연스럽게 연비 관련 규정이 엄격해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미국 정부는 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새로운 연비 기준을 마련한 것은 최근 들어 자동차 회사들의 연비 과장 표시가 심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현대·기아자동차는 연비 과장 문제로 1억달러(약 1073억6000만원)의 벌금을 내기로 EPA와 합의했다.

미국의 포드와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도 같은 문제로 조사받고 있다. 미 정부는 2025년까지 자동차 연비를 L당 23.14㎞까지 높이도록 정해뒀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