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왕' 최병오, 패션한류 제2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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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트렌 30주년 새 비전
부도난 브랜드 인수 대박…2025년 매출 5000억 목표
중국 등 아시아 시장 본격 진출…침구·커튼도 판매 나서
부도난 브랜드 인수 대박…2025년 매출 5000억 목표
중국 등 아시아 시장 본격 진출…침구·커튼도 판매 나서
!['패션왕' 최병오, 패션한류 제2 도전](https://img.hankyung.com/photo/201502/AA.9634011.1.jpg)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사진)은 2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샤트렌 탄생 30주년 기념 행사에서 “샤트렌을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최고의 브랜드이자 패션 한류를 전파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샤트렌은 1985년 옛 논노그룹이 만든 30·40대 여성 대상의 캐주얼 브랜드다. 한때 토종 여성복 최초로 연 매출 1000억원을 넘기며 순항했지만 논노의 부도와 함께 자취를 감췄다. 패션그룹형지는 2006년 샤트렌의 상표권을 인수해 부활시켰다.
패션업계에선 새 브랜드를 띄우는 것보다 ‘한 번 망한’ 브랜드를 되살리는 게 훨씬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최 회장은 ‘크로커다일레이디’를 성공시킨 경험을 토대로 대리점 확장과 함께 유명 여배우를 모델로 쓰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폈다. 토종 여성복 중 이례적으로 ‘아방가르드’(파격·혁신적) 스타일과 ‘밀리터리 룩’(군복) 콘셉트의 옷도 과감하게 내놨다.
!['패션왕' 최병오, 패션한류 제2 도전](https://img.hankyung.com/photo/201502/AA.9635010.1.jpg)
최 회장은 “샤트렌은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좋은 옷으로 대한민국 여성들이 옷 스트레스를 안 받게 해주겠다는 신념으로 이끌어온 브랜드”라며 “앞으로 30년이 아니라 300년 이상 가는 브랜드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날 최 회장은 ‘사업 영역 확대’와 ‘글로벌 성장’을 핵심으로 하는 샤트렌의 새 비전을 발표했다. 샤트렌의 탄탄한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상품군을 넓히고 해외 진출을 확대해 2025년 매출 5000억원대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의류뿐 아니라 침구, 그릇, 커튼 등 라이프스타일 상품(생활소품)도 판매하기로 했다. 올초 신설한 해외사업부를 통해 중화권 진출도 준비 중이다. 샤트렌은 2012년 러시아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대만 가오슝, 타이중, 타오위안 등의 백화점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 회장은 예순을 넘긴 나이에도 권투를 즐긴다. 그는 “요즘 젊었을 때보다 더 힘과 의욕이 넘친다”며 “내 인생의 절정기는 지금부터”라고 했다.
올해는 최 회장이 사업에 뛰어든 지 45년째 되는 해다. 부산 하단동에서 태어난 그는 국제시장에서 외삼촌의 페인트가게 일을 거들며 ‘장사’에 입문했다. 서울로 상경해 1982년에는 동대문시장에 ‘크라운바지’라는 한 평(3.3㎡)짜리 옷가게를 열었다.
1993년 부도를 맞았지만 맨손으로 재기에 나서 패션그룹형지를 연 매출 1조원의 의류업체로 일궈냈다. 남성복업체 우성I&C, 교복업체 에리트베이직을 사들인 데 이어 최근 제화업체 EFC(옛 에스콰이아)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 회장은 한국의류산업협회 회장과 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그는 “패션업의 경영환경이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자신감은 갖되 늘 긴장하며 신중하게 회사를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