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부동산 사재기'…비상 걸린 지구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호주·英 등 주택 가격 치솟자 외국인 투자 규제·세금 부과
中 부동산 시장 침체·反부패 개혁 영향
中 부동산 시장 침체·反부패 개혁 영향
중국 투자자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급증하자 각국 정부가 외국인의 부동산 구입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 규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중국인들의 ‘부동산 사재기’로 집값이 치솟으면서 자국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中투자자 유입에 호주 주택값 급등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다음달부터 외국인이 100만호주달러(약 8억6000만원) 이상 부동산을 취득하면 1만호주달러의 등록세를 물리기로 했다. 또 호주에 살지 않는 외국인이 신축 주택이 아닌 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것도 금지하기로 했다. 이를 어기면 주택 가격의 25%를 벌금으로 내고 주택을 되팔아야 한다.
호주 정부의 이런 결정은 중국 투자자를 겨냥한 조치란 해석이 많다. 중국 투자자들이 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를 위해 호주 주택을 대거 사들이면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중국인의 호주 부동산 투자액은 작년 한 해 60% 늘었다. 2011년만 해도 시드니와 멜버른 부동산에 대한 중국인의 투자액은 약 3000만달러였다. 작년에는 21억달러로 뛰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지난해 시드니의 주택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13% 올랐다. FT는 “중국 투자자들 때문에 부동산 시장 거품이 심해지고 주택 구입이 어려워졌다는 호주인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정치권에서도 외국인에 대한 부동산 투자 규제가 최대 화두가 됐다”고 전했다.
홍콩과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호주와 비슷한 외국인에 대한 부동산 투자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 본토 자금이 자국 부동산 시장에 과도하게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최근 3년간 세금 제도를 단계적으로 손질해 온 영국도 외국인의 주택 구입에 대해 ‘징벌적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부동산 규제 더 확산할 수도”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 프랭크는 “중국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는 2009년 6억달러에서 지난해 150억달러로 5년 새 25배 급증했다”고 밝혔다.
중국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국가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이다. 작년 런던에서는 100만파운드(약 17억원) 이상 주택 거래의 11%를 중국인이 차지했다.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중국 투자자들이 지난 1년간 약 220억달러를 썼다.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FT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거래까지 합하면 미국, 호주, 영국 주택 거래의 20~30%가량을 중국인이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투자자들은 자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내 주식과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번 중국인이 해외에서 투자 대상을 찾고 있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나 마이애미 등 미국 일부 도시 주택 가격은 상하이보다 25%가량 싸다. 유럽 주택 가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떨어진 상태라 싼값에 좋은 주택을 살 수 있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가뿐 아니라 중국 내 각종 규제와 취약한 환경 여건으로 해외 이주에 관심 있는 개인들도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반(反)부패 개혁 때문에 해외로 빠져나온 불법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쏠린다는 분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투자자들의 해외 부동산 구입이 빠르게 늘고 있어 각국 외국인의 부동산 구입에 대한 규제가 계속 확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中투자자 유입에 호주 주택값 급등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다음달부터 외국인이 100만호주달러(약 8억6000만원) 이상 부동산을 취득하면 1만호주달러의 등록세를 물리기로 했다. 또 호주에 살지 않는 외국인이 신축 주택이 아닌 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것도 금지하기로 했다. 이를 어기면 주택 가격의 25%를 벌금으로 내고 주택을 되팔아야 한다.
호주 정부의 이런 결정은 중국 투자자를 겨냥한 조치란 해석이 많다. 중국 투자자들이 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를 위해 호주 주택을 대거 사들이면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중국인의 호주 부동산 투자액은 작년 한 해 60% 늘었다. 2011년만 해도 시드니와 멜버른 부동산에 대한 중국인의 투자액은 약 3000만달러였다. 작년에는 21억달러로 뛰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지난해 시드니의 주택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13% 올랐다. FT는 “중국 투자자들 때문에 부동산 시장 거품이 심해지고 주택 구입이 어려워졌다는 호주인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정치권에서도 외국인에 대한 부동산 투자 규제가 최대 화두가 됐다”고 전했다.
홍콩과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호주와 비슷한 외국인에 대한 부동산 투자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 본토 자금이 자국 부동산 시장에 과도하게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최근 3년간 세금 제도를 단계적으로 손질해 온 영국도 외국인의 주택 구입에 대해 ‘징벌적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부동산 규제 더 확산할 수도”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 프랭크는 “중국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는 2009년 6억달러에서 지난해 150억달러로 5년 새 25배 급증했다”고 밝혔다.
중국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국가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이다. 작년 런던에서는 100만파운드(약 17억원) 이상 주택 거래의 11%를 중국인이 차지했다.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중국 투자자들이 지난 1년간 약 220억달러를 썼다.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FT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거래까지 합하면 미국, 호주, 영국 주택 거래의 20~30%가량을 중국인이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투자자들은 자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내 주식과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번 중국인이 해외에서 투자 대상을 찾고 있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나 마이애미 등 미국 일부 도시 주택 가격은 상하이보다 25%가량 싸다. 유럽 주택 가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떨어진 상태라 싼값에 좋은 주택을 살 수 있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가뿐 아니라 중국 내 각종 규제와 취약한 환경 여건으로 해외 이주에 관심 있는 개인들도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반(反)부패 개혁 때문에 해외로 빠져나온 불법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쏠린다는 분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투자자들의 해외 부동산 구입이 빠르게 늘고 있어 각국 외국인의 부동산 구입에 대한 규제가 계속 확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