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최근 한경 등 언론 인터뷰를 통해 거듭 법인세 인상론을 주장했다. 문 대표는 “세수 결손의 근본 원인은 이명박 정부부터 시작된 ‘부자감세’”라고 규정하면서, 이를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MB 정부에서 법인세율을 3%포인트 일괄 인하한 것을 부자감세로 간주, 이를 원래대로 되돌리자는 것이다.

하지만 법인세 세율은 MB 정부 때뿐 아니라 지난 20여년간 지속적으로 낮아져왔다. 김영삼, 김대중 정부 때는 물론, 문 대표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던 노무현 정부에서도 2%포인트 내렸다. 문 대표의 주장대로 법인세 인하가 곧 부자감세라면, 노무현 정부에서 권력의 중심이었던 그 역시 부자감세의 주역이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 그가 마치 기억을 잃은 듯, 이명박 정부 때 있었던 법인세 인하만을 특정해 비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법인세 인하로 세수가 줄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역대 정권에서 법인세 인하 후에는 거의 예외없이 세수가 증가했다. 다만 2008년 세율 인하 후 2009년에 세수가 감소(39조2000억원→35조3000억원)했지만, 이는 금융위기 영향이 컸다. 2010년 이후 법인세 세수는 3년 연속 증가해 세율 인하 전 수준을 크게 뛰어넘었다는 것을 통계가 보여준다.

법인세를 둘러싸고는 정치권 주변에서 유독 오해와 억측이 난무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부터 부자감세가 시작됐다는 주장도, 세수 결손이 법인세 인하 때문이라는 주장도 모두 허구다. 아무리 무책임한 게 정치라고 해도 적어도 제1 야당 대표라면 사실을 사실대로 얘기해야 한다. 세수를 늘리고 경제를 살리는 방법을 모른다고 보지 않는다. 지금은 법인세 인상이 아니라 인하를 얘기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