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SC그룹, CEO 교체…한국 철수 신호탄?
피터 샌즈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오는 6월 물러난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후임엔 빌 윈터스 전 JP모간 공동 CEO가 내정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SC은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한국 철수 가능성도 제기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샌즈 CEO는 그동안 실적 부진, 투자 실패에 따른 구조조정, 자금 세탁과 관련한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의 거액 벌금 추징 등으로 대주주들의 사퇴 요구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질 사유 중엔 2005년 제일은행 인수에 따른 손실 문제도 포함됐다는 후문이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으로 10년 가까이 SC그룹에서 일해온 샌즈가 물러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2005년 제일은행 인수에 따른 투자 실패로 안다”며 “당시 샌즈는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인수를 주도했는데 이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임 SC그룹 CEO가 한국SC은행의 영업 축소나 매각 등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SC그룹 이사회가 신임 CEO 내정자에게 사실상 영업기반이 약화된 한국 시장에서의 철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안다”며 “이미 홍콩 등에선 중국의 안방보험이 한국SC은행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전했다.

SC그룹은 올해 아시아, 중동 지역 신흥국가들의 경제성장 둔화와 부실 대출로 인한 비용 증가 등으로 해외 영업조직을 대거 정리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하며 한국에 진출한 SC그룹은 영업 악화로 2013년 한국 ‘영업권(goodwill)’ 가치가 10억달러나 떨어졌다며 일시에 손상 처리한 적이 있다.

장창민/박한신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