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미래 먹거리는 혁신전지·태양광 나노"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사진)이 소재 사업을 핵심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기로 했다.

LG화학에서 일한 37년 중 16년을 전남 여수공장에서 보낸 박 부회장은 여수공장에서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3년 후인 2018년엔 세상에 없던 소재를 남보다 먼저 상용화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빠른 추격으로 위기를 맞은 석유화학산업의 돌파구를 소재에서 찾겠다는 구상이다.

○신소재로 시장 주도

박 부회장은 미래 소재사업의 구체적인 매출 목표도 제시했다. 2018년 상용화를 시작해 2020년 1조원, 2025년 10조원의 매출을 내겠다는 것이다. 600㎞ 이상 주행 가능한 혁신전지, 태양광·연료전지용 나노소재, 탄소를 포함한 무기 고분자를 합성한 무기소재 등이 LG화학이 선보일 미래 소재 분야다.
"LG화학 미래 먹거리는 혁신전지·태양광 나노"
LG화학은 구체적 사업 아이템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개발해온 소재 기술을 하나씩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나노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이진규 서울대 교수를 영입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박 부회장이 LG화학의 주력 생산기지인 여수공장에서 이 같은 비전을 공개한 것은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 부회장은 “여수공장은 LG화학이 1976년 맨땅에서 시작해 1800배 성장을 이뤄낸 곳”이라며 “이런 창조역량을 바탕으로 세상에 없던 소재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3년 내 소재 매출 두 배로”

LG화학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고흡수성 수지(SAP),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조명, 2차전지 등 기존 소재사업의 속도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중국이 따라잡지 못한 기능성 제품에 집중하고 생산설비도 공격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소재사업 매출 목표도 올해 6조원에서 3년 뒤인 2018년 12조원으로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금속을 대체하는 플라스틱으로 자동차 부품소재 등으로 주목받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도 글로벌 10위권에서 2018년까지 글로벌 톱3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동차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비중을 현재 30%에서 3년 후에는 50%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에서 1조164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세계 4위인 SAP사업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여수공장에 연내 8만을 증설하고 해외 공장도 지을 계획이다. SAP는 흡수력이 뛰어나 기저귀 등에 쓰이는 소재로, 중국 동남아 중동 등지에서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다.

수처리사업도 본격화한다. 지난해 나노H2O를 2억달러에 인수하며 수처리사업에 뛰어든 LG화학은 올해 청주공장 건설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박 부회장은 “수처리사업은 안착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업”이라며 “2018년 매출 2000억원을 시작으로 2020년엔 매출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개발 대폭 강화

LG화학은 소재사업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비를 늘리고 연구인력을 대폭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R&D 투자는 올해 6000억원에서 2018년에는 9000억원으로 5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3100명 수준인 연구개발 인력도 3년 내에 410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해 대전기술연구원을 기존 5개동에서 6개동으로 확장했고 이달부터 과천R&D센터도 가동할 예정이다. 2017년 완공되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도 연구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여수=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