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창시자' 노벨상 메달, '경매 큰손' 이랜드가 품었다
이랜드가 미국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1901~1985)의 노벨경제학상 메달을 경매를 통해 4억3000만원에 사들여 화제다. 쿠즈네츠는 20세기 경제학에서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로 꼽히는 국내총생산(GDP) 개념을 개발한 경제학자다.

이랜드그룹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네이트샌더스 경매에 나온 사이먼의 노벨경제학상 메달을 39만848달러(약 4억3000만원)에 낙찰받았다고 1일 밝혔다. 이 경매품은 쿠즈네츠가 1971년 국민소득 이론과 국민소득 통계에 관한 실증적 분석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을 때 함께 받은 메달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낙찰받은 메달은 향후 국내 건립을 구상 중인 테마파크 내 박물관에 비치할 예정”이라며 “어린이와 젊은이들에게 꿈을 주는 전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2011년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다이아몬드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881만8500달러(약 97억원)에 낙찰받은 것을 비롯해 20세기 최고의 영화로 꼽히는 ‘시민 케인’의 감독 겸 배우 오슨 웰스가 받은 오스카상 트로피, 야구선수 아지 스미스의 골든글러브 등도 경매를 통해 사들였다.

박성수 이랜드 회장(사진)은 희귀한 예술작품과 경매품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랜드월드에는 미국 영국 등 주요 경매시장을 돌며 경매품을 수집하는 박물관준비팀이라는 전담 조직도 있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국내에 세계적 규모의 박물관을 건립해 해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벨상은 1901년부터 모두 889명이 받았지만 이 중 경매에 나온 메달은 5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즈네츠의 메달은 경제학상 메달로는 최초이며, 첫 입찰가는 15만달러(약 1억6500만원)였다. 지금까지 노벨상 메달 가운데 최고가에 낙찰된 것은 1962년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 생리의학상을 받은 제임스 왓슨의 메달로 476만달러(약 52억3400만원)에 팔렸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