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조3000억원…2위 영국의 2배
롯데 WDF 인수하면 세계 2위로 발돋움
신세계 등 도전장…중견·중소기업은 고전

롯데와 신라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입지도 넓히고 있다. 롯데는 2013년 기준으로 미국 DFS, 스위스 듀프리, 독일 하이네만에 이어 세계 4위에 올라 있다. 신라는 2013년 기준 세계 7위다. 롯데는 세계 6위 월드듀티프리(WDF)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인수에 성공하면 세계 2위가 된다. 롯데는 2012년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공항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괌, 일본 오사카 등지에서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싱가포르, 마카오 등에 진출했다. 신라는 기내면세점 세계 1위인 디패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이 급성장한 것은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덕분이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612만명으로 전년보다 41.7% 증가했다. 상품 경쟁력도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본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등 국내 주요 면세점엔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세계 빅3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면세점 시장이 이처럼 커지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주력하던 유통 기업들도 면세점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세계, 한화갤러리아, 현대백화점 등이 롯데·신라 양강 구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세계는 지난달 인천공항 면세점 패션·잡화 사업권을 따낸 데 이어 오는 6월1일 마감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 현대백화점, 현대아이파크몰도 서울 시내면세점을 노리고 있다. 시내면세점은 매출도 크고 수익성도 높아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중소·중견기업도 면세점 사업에 대거 뛰어들었다. 하지만 중소·중견기업이 면세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관세청이 2012년 이후 12개 중소·중견기업에 시내면세점 허가를 내줬지만 4곳은 입점업체 유치에 어려움을 겪다 사업권을 반납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상품이 팔리지 않으면 재고를 떠안아야 하는 것도 자금력이 약한 중소·중견기업에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면세점 4개 구역에 대한 입찰을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했지만 3개 구역이 유찰됐다. 나머지 1개 구역마저 사업자로 선정된 참존이 보증금을 내지 않아 사업권이 취소됐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