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 지난 1월에 이어 2월 거래량도 같은달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 사상 최대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144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06년 이 조사가 시작된 이래 2월 수치로 최대 규모다. 닷새간의 설 연휴가 끼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1월(6866건)과 비교해도 18.6%(1278건) 많다. 1월 통계도 같은달 기준으로 사상 최대였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작년보다 설 연휴가 길었는데도 거래가 늘었다”며 “실수요자가 전세난을 피하기 위해 매매에 나서면서 재고 주택 거래가 활기를 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주택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하면서 세입자들이 대거 내 집 마련에 나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분양가 상한제 및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 부동산 경기 부양책으로 집값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서울에서 1월 대비 2월 주택 거래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금천구였다. 1월 94건에서 2월 140건으로 48.9% 증가했다. 강서구는 439건에서 613건으로 39.6%, 강동구는 392건에서 524건으로 33.8% 늘어났다.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전세가율)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0.6%를 기록했다. 1998년 12월 이 조사가 시작된 이래 모든 달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2013년 4월(63.3%) 이후 22개월 연속 오름세다.

서울 전세가율은 66.8%로 역대 최고였다. 성북구가 73.8%로 가장 높았고 서대문구(73.1%)가 다음이었다. 동대문구(71.9%) 동작구(71.6%) 관악구(71.1%) 광진구(71.0%) 중구(70.7%) 구로·성동구(70.2%) 강서구(70.0%) 등 서울 25개 구 가운데 10개 구에서 70%를 넘었다. 용산구(57.8%)가 가장 낮았다.

주택 거래가 늘어나고 전세가율은 높아지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3~4월은 이사철 성수기라서 거래량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재건축 이주 수요도 있어 전세가율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