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돌아온 '갤럭시6 부대'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 신모델인 ‘갤럭시S6’가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베일을 벗으면서 국내 증시의 기둥으로 꼽히는 스마트폰 생태계가 꿈틀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만에 140만원대를 회복했다. 단기 저점이었던 지난해 10월13일 이후 주가가 32% 뛰었다. 삼성전기, 삼성SDI 등 휴대폰 부품업체들의 주가 역시 연일 강세다. 금속 케이스로 디자인을 차별화한 스마트폰 신모델 ‘갤럭시 S6 효과’가 주가에 배어 나오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휴대폰 실적 충격으로 시작된 스마트폰 업계 ‘고난의 행군’이 끝나간다는 해석도 나온다.

◆되돌아온 ‘갤럭시팀’

살아 돌아온 '갤럭시6 부대'
삼성전자는 2일 전날보다 4.86% 오른 142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가장 큰 상승폭이다. 각국 언론이 이날 공개된 갤럭시S6 신모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신제품의 차별점은 디자인이다. 기존의 플라스틱 대신 금속으로 외관을 감싸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현했다는 평가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속 소재에 힘입어 고가품이란 이미지가 강해졌다”며 “발열 문제가 불거진 퀄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 대신 자사 제품을 활용한다는 점도 매출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갤럭시S5를 외면한 구형폰 사용자들이 대거 신모델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잠재 고객의 숫자 면에선 지난해보다 여건이 낫다”고 분석했다.

‘갤럭시팀’으로 불리는 다른 삼성 계열사들의 주가 상승률은 삼성전자 이상이다. 무선충전 시스템, 카메라 모듈 등을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삼성전기는 전날보다 2.9% 오른 7만900원에 마감했다. 4만원을 밑돌던 지난해 10월 저점과 견주면 주가가 78% 뛰었다. 휴대폰 전지 공급사인 삼성SDI의 흐름도 비슷하다. 이 업체의 이날 종가는 지난해 10월 최저가보다 36% 높은 13만9000원이었다.

제일기획도 갤럭시S6 효과를 누리고 있다. 신제품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힘입어 이날만 주가가 5.26% 올랐다.

◆되살아나는 휴대폰 부품 생태계

중소형 부품주들 역시 대부분 강세였다. 금속 케이스 관련주인 인탑스는 14.72% 오른 2만650원으로 마감했다. 갤럭시S6를 계기로 휴대폰 케이스의 주류가 플라스틱에서 금속으로 바뀔 것이란 전망 덕택이다. 카메라모듈업체인 세코닉스(전 거래일 대비 2.48% 상승)와 해성옵틱스(2.47%), 파트론(1.17%) 등 삼성전자와 오래 거래해 온 다른 부품업체들의 주가 흐름도 좋았다.

전문가들은 휴대폰 부품주에 대해 선별적인 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하고 있다. 시장 여건이 긍정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주가가 실적 이상으로 미리 오른 종목들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탑스와 함께 금속 케이스 수혜주로 꼽힌 동양강철이 이날 6.43% 하락한 게 대표적인 예다. 올 들어서만 주가가 73.5% 뛰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는 분석이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6의 부품 점유율이 높거나 이번에 신규 공급처로 선정된 종목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카메라모듈 관련 업체인 세코닉스, 블루필터 납품사 옵트론텍 등을 추천했다.

이고운/송형석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