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덱스 펀드 열풍…뱅가드에 2910억弗 유입
세계적으로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골라 재량껏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보다 주가지수 등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의 주가지수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데다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펀드 분석업체 모닝스타의 자료를 인용, 지난해 대표적 인덱스펀드 운용사인 뱅가드에 2910억달러(약 320조33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뱅가드는 2조달러의 지수 연동형 펀드와 450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고 있다. 뱅가드 펀드의 수수료는 100달러 투자금에 약 18센트로, 펀드매니저의 재량으로 운용하는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수료(1.24달러)는 물론 다른 운용사의 지수 연동형 펀드 평균 수수료인 77센트보다도 훨씬 낮다. 팀 버클리 뱅가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수수료를 더 이상 내릴 수 없는 수준까지 낮췄다”고 강조했다. 뱅가드로 돈이 몰리는 이유는 싼 수수료도 있지만 수익률이 주식형 펀드를 앞서기 때문이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주식형 펀드의 74%가량이 시장 수익률을 밑도는 성적을 냈다. 반면 뱅가드의 최대 펀드 중 하나인 뱅가드500지수연동형펀드의 수익률은 S&P500지수 수익률과 같은 15.4%를 기록했다.

FT는 “투자자들이 비싼 보수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투자 실적을 내는 주식형 펀드에서 시장 지수를 따라가며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펀드로 돈을 옮기고 있다”며 “펀드매니저에게 많은 권한을 주는 자산운용사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