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복합도시로 조성하는 수서발 KTX 수서역 일대 전경. 유하늘 기자
서울시가 복합도시로 조성하는 수서발 KTX 수서역 일대 전경. 유하늘 기자
“오피스텔을 사겠다는 사람이 오늘만 세 명이 찾아왔어요. 세 건 모두 계약하기로 했고 최종 가격 조율만 남았습니다.”

지난달 27일 찾은 서울 지하철 3호선·분당선 환승역인 수서역 사거리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엔 활기가 넘쳤다. 중개업소 직원들은 매수 상담 전화를 받거나 계약서 작업에 한창이었다.

서울시가 내년 초 개통 예정인 KTX 수서역 일대 60만㎡를 연구개발(R&D)과 업무, 물류기능을 융합한 복합도시로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개발 지역과 가까운 지하철 수서역 일대 오피스텔에 투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수서발 KTX 개통을 앞두고 수서역 일대에 둥지를 틀려는 물류 관련 업체와 종사자들은 물론 개발 계획 발표 이후 오피스텔 매입에 나선 투자자들까지 몰려서다.

수서역 인근 남서울부동산의 최서희 실장은 “평소 10여명 수준이던 오피스텔 투자 상담 고객이 어제는 50여명에 달했다”며 “전화 상담 문의도 60통가량 받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서역과 맞닿은 ‘수서 현대 벤처빌’(521실)과 ‘로즈데일 오피스텔’(406실) 등에 투자문의가 많은 편이다. 가장 작은 전용 25~39㎡의 매매가격은 1억6000만~2억원,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5만~65만원 수준이다.

뜨거운 오피스텔 시장 열기와 달리 개발지역인 KTX 수서역 남측 토지 시장은 잠잠했다. 로즈데일 공인중개사무소의 허관숙 실장은 “KTX 수서역 일대 땅은 지난해에도 1~2건 거래되는 데 그쳤다”며 “대부분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에 묶여 있는 데다 개발이 본격화되면 수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TX 수서역 남측 땅값은 3.3㎡당 평균 300만원가량이며 도로변은 최고 8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관심은 늘었지만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나오지 않은 만큼 아직까지는 가격상승 기대가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서역 인근 중개업소 모닝의 서영국 사장은 “개발계획이 구상단계이다 보니 수요자에게 문의가 들어와도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인근 지역 토지가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고 구체적인 계획안이 나와야 가격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보형/유하늘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