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공업생산 37개월來 '최악'
지난 1월 광공업생산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6년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생산뿐 아니라 소비와 투자도 부진해 연초부터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전체 산업생산은 한 달 전보다 1.7% 줄어 넉 달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광공업생산은 3.7% 급감했다. 이는 2008년 12월(-10.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업종별로 비금속광물(6.6%) 방송·통신장비(6.4%) 등은 증가했지만 자동차(-7.7%) 기계장비(-6.8%) 등이 광공업생산을 끌어내렸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전달보다 2.4%포인트 하락한 74.1%에 그쳤다. 2009년 5월(73.4%) 이후 최저치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광공업생산이 5년3개월 만에 최대인 3.4% 증가하는 등의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연말 자동차 밀어내기 생산 여파로 1월 광공업생산 수치가 1.3%포인트가량 하락했고, 통계청 계절조정 기법이 바뀌면서 2%포인트가량 더 떨어졌다”며 “기술적으로 보더라도 2월 광공업생산은 2~3%가량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와 소비 지표도 큰 폭으로 악화돼 올해 경기 회복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월 설비투자는 기계류 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줄어 한 달 전보다 7.1% 감소했다.

소매판매도 3.1% 감소해 석 달 만에 뒷걸음질했다. 1월 날씨가 예년보다 따뜻해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7.7% 급감한 여파다.

다만 건설기성(불변)은 건축 및 토목공사 실적이 늘어 한 달 전보다 6.1%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예술·스포츠·여가(6.8%) 등의 선방에 힘입어 0.4%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 국장은 “경기 회복세가 기존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며 “유가 하락에 따른 효과는 시차를 두고 올해 2분기 말이나 3분기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종=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