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새없이 카톡하는 신한카드 직원, 新사업 구상중?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와 국내 유일의 재보험 회사인 코리안리 직원들은 요즘 이색 그룹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일상 업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팀원들도 부서에 상관없이 구성된다. 신한카드 직원들은 신사업 핀테크(금융+기술) 글로벌 업무 등을 연구한다.

코리안리 직원들은 각자 맡은 국가의 현황과 특징 등을 분석한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과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은 이를 통해 그룹 프로젝트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한편 직원들끼리 격의 없이 소통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 ‘소통과 성과’ 노린다

신한카드 직원들은 업무 시간 중에도 카카오톡 대화창을 보는 일이 잦다. 지난 1월부터 부서 간 장벽을 허물고 미래 사업 아이템을 찾기 위한 ‘그레이트 랠리’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부터다.

신사업 아이템을 찾기 위한 유닛별 아이디어 회의가 카카오톡을 통해 진행된다. 각기 다른 부서 직원으로 구성된 1개 유닛에는 부장급 이하 전 직원(2450명)이 20~25명씩 나뉘어 편성돼 있다.

이들은 오는 5월까지 신사업 핀테크 글로벌 등 3개 분야에서 유닛당 세 개의 아이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심사를 거쳐 선정된 6~7개 유닛에는 제주올레 투어 및 해외 여행권 지급 등의 포상을 할 예정이다. 일부 아이템은 사업타당성 검토를 거쳐 실제 신사업으로 추진한다.

벌써 귀가 솔깃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 대형마트에서 자동 결제되는 신한카드 전용 서비스를 제공하자거나 해외 교통카드 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내 불통과의 전쟁’ 일환이기도 하다. 새롭게 만들어진 101개의 유닛이 사내 동문과 같은 비공식 소통채널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위 사장의 복안이다. 신한카드가 유닛별 오프라인 회식비를 전액 지원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위 사장은 “지속가능한 소통과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게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한 배경”이라며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함께하는 과정에서 부서 간 장벽이 걷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리안리, 직원을 지역 전문가로

코리안리는 이달부터 부서 업무와는 별도로 해외 국가를 직원들이 집중 분석하는 ‘지역전문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해외사업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에 대비해 특정 국가 전문가를 미리 키우기 위해서다.

11월까지 약 9개월간 1차 프로젝트를 통해 팀별로 보고서를 받을 예정이다. 제출된 국가별 연구보고서 중 우수팀을 선정해 담당 국가 현지 연수를 부상으로 줄 계획이다.

직원들은 코리안리가 진출했거나 진출할 예정인 44개 국가(33개 지역)를 나눠 맡았다. 국가별로 5~10여명으로 구성됐다. 해당 국가 언어를 알거나 거주한 경험이 있는 직원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했다.

원 사장은 “2020년까지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인다는 구상”이라며 “이를 위해선 전 직원이 특정 국가의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국가에 지점을 내면 담당 직원을 우선적으로 파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