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당 조직을 정비하기 위해 일부 당원협의회위원장 교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 간 갈등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내 지역구 평가와 관리를 담당하는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의원 선거구의 조직 책임자인 당원협의회 8곳의 위원장을 일괄 사퇴시키는 안건을 상정했다. 회의가 비공개로 바뀌자 친박 핵심인 서청원 의원과 이인제 의원이 고함을 지르고 탁자를 치면서 안건에 강력하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의원은 이군현 사무총장을 비롯한 부총장단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사전 상의없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퇴 대상이 된 8명 중 친박계인 김형진(서울 동대문을)·김연광(인천 부평을) 위원장은 서 의원과, 자유민주연합 출신인 최현호(충북 청주흥덕갑) 위원장은 이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서 의원은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고 기자들과 만나서도 “나중에 기자회견할 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는 안건을 보류하면서도 “조강특위에서 만장일치로 올라온 사안을 다음 회의에 또 보고하고 설득해야 하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조강특위는 작년 8월에 실시한 비공개 당무감사 결과와 위원장을 비판하는 지역 내 탄원서가 들어온 곳에 대한 추가 현지 실사 결과 등을 종합해 당 조직관리가 부실한 위원장을 가려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