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알뜰폰 방식 이통사업 진출"
세계 최대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구글이 ‘알뜰폰’ 방식으로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기존 통신사로부터 이동통신망을 빌려 사업을 하겠다는 의미다. 구글은 이동통신사들과 직접 경쟁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으나 글로벌 이동통신 업계는 구글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주요 정보기술(IT) 매체들에 따르면 순다르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사진)은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 “작은 규모로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2008년 미국에서 주파수 경매에 참여한 것을 포함해 네트워크 사업 진출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은 인프라를 갖춘 이동통신업체로부터 망을 임대해 서비스하는 이동가상망운영자(MVNO) 방식으로 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현재 미국의 스프린트 T모바일 등과 통신망 임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피차이 부사장은 “구글 이동통신 서비스가 기존 사업자들과 직접 경쟁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위한 새 서비스를 실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글이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폰의 기준이 되는 ‘넥서스’ 기기들을 생산한다고 해서 삼성전자 HTC 등과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피차이 부사장은 “사업 규모는 작아도 충분하다”며 “네트워크를 운영하면서 통신기기나 소프트웨어와 밀접하게 연동시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이외 지역으로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