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스마트 원전 첫 수출] '중소형 원전' 한국이 선점…350조 글로벌시장 석권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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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에 2基 수출
건설비 대형원전의 20%
바닷물→식수化 기능도
兩國, 제3국 수출도 추진
건설비 대형원전의 20%
바닷물→식수化 기능도
兩國, 제3국 수출도 추진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5년의 노력 끝에 2012년 세계 최초로 중소형 원자로인 스마트(SMART)를 개발했다. 기쁨은 잠시뿐이었다.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터졌고, 국내에선 원전 부품 납품 비리가 불거졌다. 악재가 겹치며 2년 넘게 국내 건설 부지조차 찾지 못한 ‘미운 오리’ 신세로 전락했다.
반전의 기회는 해외에서 열렸다. 화력발전에 의존하던 사우디아라비아가 2013년 스마트 원전에 관심을 보였고 1년여의 타당성 조사를 거쳐 3일 두 나라 간 공동 개발 제휴가 이뤄졌다. 원전 후발국인 한국이 차세대 원전인 중소형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는 게 과학계의 평가다.
◆SMART, 에너지 시장의 아이폰
스마트는 전기 출력량 100㎿, 건설 비용 7000억~1조원대의 중소형 원전이다. 대형 원전과 비교해 건설비는 5분의 1, 발전량은 10분의 1 규모다. 소규모 전력 생산에 활용되는 화력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바닷물을 식용수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기능도 갖췄다. 국가 전력망 규모가 작아 대형 원전 건설이 부적절한 나라, 땅덩어리는 큰데 인구는 흩어져 있어 송·배전망을 까는 데 돈이 많이 드는 나라 등에 적합하다.
스마트 원전은 사람이 사는 도시 가까이에 지어야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안전성이 중요한 이유다. 최순 한국원자력연구원 소형원자로개발단장은 “스마트는 대형 원전에 비해 에너지 응축 규모가 작아 기본적으로 위험성이 작은 데다 복잡한 배관 구조를 없애고 한 개의 압력 용기에 발전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넣었다”며 “냉각수가 유실돼 발생할 수 있는 원전의 대표적인 사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2050년까지 중소형 원전이 500~1000기 이상 건설돼 350조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도 최근 소형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정부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중소형 원전을 건설한 곳은 없다. 이제 막 열리는 차세대 시장이다. 정연호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2007년 등장한 아이폰이 불과 수년 만에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스마트폰으로 바꿔 놓은 것처럼 스마트 원전도 수백조원의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자력 기술 강국 도약 기회
한국과 사우디는 이날 제휴를 맺고 2018년까지 사우디 내에 스마트 원전 2기 이상을 건설하는 예비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건설에 적합한 부지를 찾고 현지 여건에 맞도록 원전 설계 일부를 변경하는 공동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이 기술 개발을 맡고 사우디는 자금과 부지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20억달러 규모의 원전 수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스마트 수출은 한국 원자력 기술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원자력 연구는 1959년 미국에서 연구용 원자로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에 상업용 원전을 처음 수출했고 요르단에서는 과학 연구에 사용하는 연구용 원자로 사업도 수주했다. 작년에는 네덜란드 연구로 개선 사업을 따내며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는 중소형 원전 시장 선점 기회까지 확보했다.
김종경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사우디는 국토가 넓은 반면 전력망이 잘 구축되지 않았고 해수담수화 요구도 커 스마트 원전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라며 “사우디에 세계 최초로 건설되는 스마트를 기반으로 양국이 제3국 수출에도 공조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반전의 기회는 해외에서 열렸다. 화력발전에 의존하던 사우디아라비아가 2013년 스마트 원전에 관심을 보였고 1년여의 타당성 조사를 거쳐 3일 두 나라 간 공동 개발 제휴가 이뤄졌다. 원전 후발국인 한국이 차세대 원전인 중소형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는 게 과학계의 평가다.
◆SMART, 에너지 시장의 아이폰
스마트는 전기 출력량 100㎿, 건설 비용 7000억~1조원대의 중소형 원전이다. 대형 원전과 비교해 건설비는 5분의 1, 발전량은 10분의 1 규모다. 소규모 전력 생산에 활용되는 화력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바닷물을 식용수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기능도 갖췄다. 국가 전력망 규모가 작아 대형 원전 건설이 부적절한 나라, 땅덩어리는 큰데 인구는 흩어져 있어 송·배전망을 까는 데 돈이 많이 드는 나라 등에 적합하다.
스마트 원전은 사람이 사는 도시 가까이에 지어야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안전성이 중요한 이유다. 최순 한국원자력연구원 소형원자로개발단장은 “스마트는 대형 원전에 비해 에너지 응축 규모가 작아 기본적으로 위험성이 작은 데다 복잡한 배관 구조를 없애고 한 개의 압력 용기에 발전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넣었다”며 “냉각수가 유실돼 발생할 수 있는 원전의 대표적인 사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2050년까지 중소형 원전이 500~1000기 이상 건설돼 350조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도 최근 소형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정부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중소형 원전을 건설한 곳은 없다. 이제 막 열리는 차세대 시장이다. 정연호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2007년 등장한 아이폰이 불과 수년 만에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스마트폰으로 바꿔 놓은 것처럼 스마트 원전도 수백조원의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자력 기술 강국 도약 기회
한국과 사우디는 이날 제휴를 맺고 2018년까지 사우디 내에 스마트 원전 2기 이상을 건설하는 예비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건설에 적합한 부지를 찾고 현지 여건에 맞도록 원전 설계 일부를 변경하는 공동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이 기술 개발을 맡고 사우디는 자금과 부지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20억달러 규모의 원전 수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스마트 수출은 한국 원자력 기술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원자력 연구는 1959년 미국에서 연구용 원자로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에 상업용 원전을 처음 수출했고 요르단에서는 과학 연구에 사용하는 연구용 원자로 사업도 수주했다. 작년에는 네덜란드 연구로 개선 사업을 따내며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는 중소형 원전 시장 선점 기회까지 확보했다.
김종경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사우디는 국토가 넓은 반면 전력망이 잘 구축되지 않았고 해수담수화 요구도 커 스마트 원전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라며 “사우디에 세계 최초로 건설되는 스마트를 기반으로 양국이 제3국 수출에도 공조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