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들의 인구 증감은 국고보조금과 직결된다. 인구 1명이 늘어나면 연간 150만원의 재정 증가 효과가 나타난다. 인구가 늘면 지자체의 조직과 인원도 증가한다. 지역사업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거꾸로 인구가 줄면 지자체의 위상이 흔들리는 등 부정적인 효과가 작지 않다. 심지어 독립적인 국회의원 선거구가 없어질 수도 있다. 각 지자체가 인구 늘리기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정부청사가 입주한 세종시는 2014년 1년 동안 3만3456명이 늘어났다. 조만간 거주 인구가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인구가 줄어든 세종시 인근의 대전광역시(8838명 감소), 충북 청주시(543명), 충남 공주시(2601명)는 비상이 걸렸다. 대전과 청주 등은 앞으로도 인구가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각종 대책 수립에 나섰다.
[지자체 '인구전쟁'] "인구 줄면 정부지원 감소"…세종시에 주민 뺏긴 대전·청주·공주 비상
○대학생 주소 이전 캠페인도

부산시는 인구 유출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구 351만7898명의 부산시는 지난해 1만5092명이 외지로 빠져나갔다. 이 중 20, 30대가 9031명으로 59.8%를 차지한다. 시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젊은 층’ 잡기에 나섰다. 지자체 최초로 일자리위원회를 발족하고 ‘부산 일자리 창출 종합계획’을 통해 5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구 감소로 2016년 총선에서 선거구 조정 위기에 놓인 충북 보은·옥천·영동군은 충청북도와 함께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인구 하한선인 13만9473명 지키기 총력전에 나섰다.

옥천군은 충북도립대학 기숙사생 208명의 주소이전을 위해 1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강원 춘천시도 지역 대학 기숙사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주소지 이전을 독려 중이다. 경북 칠곡군의 대학향토생활관 지원, 신도청 소재지인 안동시의 ‘주소갖기 운동’, 경기 연천군의 군부대 등을 겨냥한 ‘내고장내직장갖기 운동’ 등 지역 실정에 맞는 다양한 인구 늘리기 정책이 등장하고 있다.

○시승격 위해 인구유치 총력

충남 홍성군, 충북 음성·진천군, 전남 무안군, 전북 완주군, 경북 칠곡군, 강원 홍천군 등은 시승격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 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승격준비단 등 전담기구를 발족하고 정주기반 확충과 인구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시로 승격하려면 도시형태의 군은 인구가 5만명 이상, 도·농 복합형태의 군은 15만명 이상이어야 한다. 음성군은 올해부터 2020년 인구 20만명 달성을 목표로 ‘2020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인구 8만명인 무안군은 광주광역시 등 외지에서 통근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위장전입 등 부작용 발생

지자체들이 인구 증가에 매달리는 이유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정부보조금 때문이다. 최근 혁신도시 이전기관 직원에게 정착보조금 지원에 나선 나주시 관계자는 “전입인구 1명당 정부보조금이 약 150만원 늘어 지역경제 부양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캠페인성 유치활동으로 인한 부작용도 잇따른다. 전남 여수시는 직원들에게 무리한 인구유치 할당제를 실시해 잡음이 일고 있다. 시가 인구유치 실적을 인사평가 항목인 시정기여도에 반영키로 함에 따라 일부 직원들은 순천과 광양 등 인근에 사는 친인척들의 주소를 옮기는 위장전입 사례도 발생했다.

광주=최성국/부산=김태현/대전=임호범/창원=강종효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