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올로 벤투라 ‘새를 찾아서3’(2013년) (갤러리바톤  제공)
파올로 벤투라 ‘새를 찾아서3’(2013년) (갤러리바톤 제공)
한 어린이가 두 팔을 활짝 벌려 하늘을 나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아이는 어른의 두 팔에 의지해 잠시나마 새가 되어 본다. 누구나 한 번쯤은 어린 시절 이런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옛 경험을 사진으로 재현한 이 장면은 이탈리아 사진가 파올로 벤투라의 작품이다.

사실 과거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나타낼 수는 없다. 벤투라는 그런 사진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작은 무대를 만들었다. 거기에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그림을 그려 넣고 사람들을 등장시켜 사진을 찍었다. 일종의 ‘디오라마(영화를 찍을 때 만드는 미니어처 배경)’를 사용한 것이다. 작가는 이런 방식으로 어린 시절의 경험이나 할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들을 연작 형식의 사진으로 보여준다. 지난날의 추억을 찍는 사진가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