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한경 중국주식 투자전략 대강연회] 중국 투자 '위시리스트' 공개되자 '찰칵 찰칵'…"궁금증 싹 풀렸어요"(종합)
"잠시만요! '찰칵 찰칵', 잠깐만요! 좀 적을께요"

화면에 중국어로 된 몇 개의 기업 이름이 뜨자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가져온 노트에 받아 적느라 갑자기 분주해진다. 하나라도 놓칠새라 찍고 적는 사람도 적지 않다. 미쳐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 사람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옆자리를 흘끔거리기도 한다.

한국경제신문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이 5일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개최한 '2015 한경 중국주식 투자전략 대강연회'는 500여명이 자리를 꽉 채운 가운데 꽃샘추위도 누그러뜨릴 만한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3시간의 강연이 휴식 없이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뜨거나 잠시라도 한눈을 파는 참석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 증시 3000 시대를 맞아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투자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제대로 된 정보에 얼마나 목말라했는지 입증해준 자리였다.

◆ 동광량 "식음료 분야 투자 유망…마오타이·이리 '추천'"

이날 첫 번째 강연자로 나온 중국 초상증권의 동광량 애널리스트는 '중국 유망주 식음료 투자 비법'을 주제로 13억 명의 입에 투자하는 방법에 대해 강의했다.

동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증권사인 UBS를 거쳐 2008년부터 초상증권에서 8년째 식음료 기업을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전문지 '중국 포춘'이 선정한 베스트 애널리스트 2위에 오르는 등 현지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이날 중국 소비품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고급 바이주 시장을 유망한 투자 분야로 꼽고 '마오타이'(구이저우마오타이)를 최우선 종목으로 제시했다.

고급 바이주의 대표격인 마오타이는 민간 소비 증가에 힘입어 올해도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중국 정부의 반부패 정책과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바이주 시장이 지난 2년간 침체됐음에도 불구하고 마오타이는 2013년 1300만톤에서 지난해 1700만톤으로 소비량이 늘어났다.

이는 중국 정부의 소비는 줄어든 반면 가격 하락으로 인해 민간 소비는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 애널리스트는 "춘절(우리 설에 해당) 연휴가 끝난 후인 3월과 4월이 바이주 소비 비수기"라며 "이 기간 주가 조정이 나타나는만큼 장기 투자를 위한 매수 시기로는 이 때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날 동 애널리스트가 마오타이를 비롯해 유망한 식음료 투자 종목을 화면에 띄우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사진을 찍고 내용을 받아적기 바빴다.

그는 또 우유, 조미료, 칵테일 등이 포함된 대중소비품 시장도 올해 하반기부터 수요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유망 종목은 이리유업(우유)과 하이티안(조미료), 바이룬(칵테일)을 꼽았다.

이리유업은 경쟁사 대비 다양한 제품군을 가지고 있는데다 판매채널도 막강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이티안은 식품업계에서 가장 양호한 펀더멘탈(기초체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룬은 마케팅 강화를 통한 고성장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매수 종목으로 제시했다.

◆ 조용준 "외국인 따라해라…中 내수 1등주 잡아야"

두 번째 강연자로 나온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자본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이란 주제로 올해 중국 경제와 주식 시장의 주요 이슈를 짚어줬다.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는 투자 전략도 함께 소개했다. 그는 현직 증권업계 최고의 중국 전문가로 손꼽힌다.

조 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개방됐을 때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가 취했던 투자 방식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 전략을 배울 수 있다"며 "중국 내수 1등주에 장기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1992년 1월 한국 주식 시장이 개방됐을 때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대표 내수주인 삼성화재와 롯데칠성을 집중적으로 담았다"며 "삼성화재의 경우 1992년초와 비교해 현재 기준으로 84배가 올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외국인은 여전히 해당 종목에 대한 보유를 유지하고 있다며 장기 투자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국내 주식 시장의 사례를 볼 때 중국 내수 소비재 산업의 1등주가 장기적인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면서 "중국 내수 1등주와 비교할 수 있는 국내 기업과의 매칭 방식으로 종목을 선정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예컨대 삼성화재는 '인민재산', 롯제제과는 '왕왕식품', NAVER는 '텐센트', 농심은 '강사부홀딩스', 하이트맥주는 '칭다오맥주', 유한양행은 '복성제약' 등과 유사한 업체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조완제 삼성증권 상품개발팀장은 "중국 투자 기법과 상품 전략'이란 주제로 실질적인 투자 방법에 대해 조언했다.

조 팀장은 "저금리, 저성장 시대가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며 "성장만으로도 프리미엄이 붙고 있는 중국에 투자해야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장기적 관점에선 중국 본토에 대한 투자 펀드를 활용하고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H주 투자펀드와 심천투자펀드를 활용하라"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강연회가 끝나고 난 뒤에도 중요한 내용을 받아적은 노트를 살피며 하나의 정보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정보 접근의 제약성 때문에 중국 투자를 하고 싶어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는 참석자들은 궁금증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만족해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온 이정희(64)·김정옥(57) 부부는 "중국 증시와 정책 변화 흐름에 맞춘 종목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왔다"면서 "궁금증이 모두 풀렸다"고 말했다.

60대 중반의 안모씨는 "후강퉁을 계기로 중국 주식에 관심이 생겼다"며 "아직 투자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번 강연회를 통해 많은 도움을 얻은만큼 상품을 통해 일단 투자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권민경/최성남/채선희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