徐 "리모델링 전 서까래 뽑나"…조강특위 "긴급 보수공사 시급"

새누리당이 내년 총선에 대비해 취약 지역구의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파열음이 일고 있다.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8곳의 당협위원장을 교체 대상으로 분류하자 해당 당협위원장들은 집단 반발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이 이를 "정치적 살인"으로 규정하고 비판을 쏟아내자 조강특위는 "직무 유기를 하라는 것이냐"며 반박했다.

서 최고위원은 5일 최고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되는 선거구 획정에 따라 당협 구성도 원점에서 논의돼야 할 상황"이라며 "몇몇 위원장부터 교체를 밀어붙이는 것은 마치 '리모델링할 건물의 설계도도 없이 서까래부터 뽑아 교체하자'는 엉뚱한 주장"이라고 조강특위 활동을 정면 비판했다.

서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정당하지 못한 당협위원장 교체는 정치적 살인이나 마찬가지"라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정치생명을 끊는 건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격한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특히 당협위원장 교체를 가리켜 "국민은 당의 개혁의지를 의심하게 될 것이며, 자칫 당 일각의 '사익'이 '대의'에 앞선다는 오해와 불신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의 계파 갈등, 김무성 대표와 서 최고위원의 대립 구도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조강특위 위원장인 이군현 사무총장은 서 최고위원의 비판과 관련,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해마다 당 사무처에서 조직을 단단히 해두기 위해서 관리했으면 한다고 생각하는 지역을 발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반박하면서 "오는 11일 조강특위 회의를 열어 이들에게 소명 기회를 줄지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조강특위도 보도자료를 내 "선거구가 어떻게 재획정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부실 당협 정비를 미루는 것은 직무 유기"라며 "(서 최고위원 주장은) '안전 대비 긴급 보수공사'를 해야 할 때 '리모델링만 기다리라는 것'과 같으며, 현역 의원은 선거구 재획정 때까지 의정 활동을 중단해도 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받아쳤다.

조강특위는 당협위원장 교체를 두고 "'특정인을 내려 보내기 위해 지역을 비우려 한다'는 얘기도 하는데,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부실 당협위원장 교체는 모든 당협위원장의 활발한 활동을 독려하는 차원이며, 당헌당규상 절차적인 문제도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새누리당 조강특위는 지난해 당무감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 2일 ▲서울 동대문을 김형진 ▲인천 부평을 김연광 ▲경기 광명갑 정은숙 ▲경기 파주갑 박우천 ▲충북 청주 흥덕갑 최현호 ▲충남 공주 오정섭 ▲전남 장흥강진영암 전평진 ▲부산 사하을 안준태 등 8명의 당협위원장을 교체 대상으로 분류해 최고위에 보고했다.

그러자 이들 당협위원장은 전날 김무성 대표에게 전달한 공개 질의서에서 "우리에게 덧씌워진 근거 없는 비방과 허무맹랑한 주장이 얼마나 큰 타격인지 잘 알 것"이라면서 "대부분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어려움을 무릅쓰고 당을 위해 일했는데, 억울한 누명을 해명할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류미나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