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산다는 것만으로도 개인투자자의 주목을 받지만, 그중에서도 실적이 개선된 종목엔 관심이 집중된다.
외국인이 사들이고, 실적 전망도 개선…찾았다! 교집합주
○외국인 매수+실적 개선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10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달 23일 이후 9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1조4108억원에 이른다. 외국인이 담은 종목들은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도 대체로 양호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30개 종목 중 27개 종목의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외국인의 매수 규모가 가장 큰 SK하이닉스(1661억원)는 반도체 업황 호조로 올해도 영업이익이 17.4%, 순이익은 14.9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업종에서는 현대모비스(1254억원) 기아차(693억원), 화학은 LG화학(1080억원), 철강은 포스코(630억원)가 외국인 순매수와 올해 실적 개선의 교집합 군에 속했다.

외국인이 많이 산 종목 중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증가폭이 가장 큰 종목은 삼성전기(1만2451.17%)다. 지난해 매출 7조1437억원에 영업이익은 17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2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기 주가는 올해 33% 상승했다.

유가 하락 수혜주로 외국인의 사랑을 받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도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각각 119%, 294.66%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기대되는 KT, CJ E&M, 에쓰오일도 외국인이 찍은 주요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삼성전자(-0.16%) LG상사(-0.44%) KT&G(-8.78%) 등 3개 종목은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외국인 매수세 지속 전망

올 1월까지만 해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순매도 흐름을 보였다. 새해 들어 한 달 만에 1조390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그러나 2월 이후로는 매수 강도를 높이며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유럽의 양적 완화가 본격화되면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로 자금이 들어오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에서도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외국인은 인도 시장에서 43억9200만달러, 대만에서 52억8700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한국에서의 순매수 규모는 7억6800만달러에 그쳤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매수 강도를 높이는 종목 중 영업이익 전망치가 안정적으로 늘어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운송과 소프트웨어, 생활용품 등의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