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형·대철·호준 '국회의원 3대 문고' 만든다
‘3대 국회의원 가족’으로 잘 알려진 고(故) 정일형 박사와 정대철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정호준 새정치연합 의원이 소장하던 책 6700여권을 국회도서관에 기증한다. 국회도서관 측은 기증받은 서적으로 ‘삼대(三代)문고’를 설치하고 6일 국회 본관 옥상에 있는 ‘나비 정원’에서 기념행사를 연다. 서가 등록을 거쳐 일반인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 의원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먼저 국회도서관 측에서 (삼대문고 설치) 제안을 했고 흔쾌히 수락했다”며 “개인이나 집안으로서도 커다란 영광”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할아버지가 소장했던 책이 3만권, 아버지가 갖고 있던 책이 2만권 정도였는데 다른 도서관이나 박물관에 기증하거나 이사 등으로 사라진 책도 많다”며 “이번에는 일단 정일형·이태영 박사 기념사업회에서 보관하고 있던 서적 위주로 기증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책이 귀했던 시절부터 할아버지와 할머니(이태영 박사)가 직접 수집한 책들이라 현재 국내 도서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본도 적지 않다”며 “역사적 의미가 담긴 책을 국민과 공유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지금도 아버지와 함께 헌책방 등을 다니며 책을 계속 모으고 있다”며 “향후 1만~2만권 정도를 추가로 기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의원의 할아버지이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꼽히는 정일형 박사는 서울 중구에서 2대부터 9대 국회까지 내리 8선을 했다. 한국 여성운동의 선구자로 꼽히는 고 이태영 박사의 남편이기도 하다. 정 의원의 아버지인 정대철 고문도 중구에서 5선을 했으며, 정 의원 역시 2012년 19대 총선 때 중구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