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군을 소재로 한 국민 영화제가 처음으로 열린다. 국방부는 한국경제신문과 공동으로 6일부터 4월10일까지 ‘대한민국 국군 29초 영화제’에 도전할 작품을 공개 모집한다고 5일 발표했다. 현역 병사와 장교, 군인 가족을 포함해 모든 국민과 외국인이 개인이나 팀 단위로 참여할 수 있다. 작품은 국군 29초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www.29sfilm.com)에 올리면 된다.

현역 군인은 국방부 대변인실에 인트라넷이나 우편 등으로 제출해야 한다. 네티즌 평가와 영화감독, 대학교수, 국방부 관계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4월22일 시상식장에서 당선작을 발표한다. 군인, 일반, 청소년 부문별로 모두 14명(팀)에게 총상금 1000만원을 준다. 국방부장관상을 겸한 대상 상금은 200만원(청소년 부문 100만원)이다.

군장병 사기 진작 위해 기획

2011년 시작한 29초 영화제는 국내 유일의 초단편 디지털 영화 축제다. 누구나 감독과 배우가 돼 모바일 기기 등으로 29초짜리 영상을 만들어 출품하면 된다. 29초는 사람이 한 개의 스토리에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네티즌은 공모기간 중 홈페이지에 올라온 영화를 보며 ‘추천’을 누르거나 댓글을 달고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

국방부와 한국경제신문은 북한군과 대치하면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있는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 장병들의 노고와 희생, 헌신을 되새기고 온 국민이 함께 활기찬 병영생활을 응원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누구나 친숙하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매개체로 장병과 국민이 평소 병영문화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국군 29초 영화제를 개최하게 됐다”며 “병영 문화 혁신에 대한 군의 의지와 노력을 알리고 서로 소통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병영공감과 감동이 대주제

주제는 ‘대한민국 군인은 OOO(이)다’로 정했다. ‘군인은 영웅이다’ ‘군인은 몸짱이다’ ‘군인은 특별하다’ ‘군인은 애인이다’ ‘군인은 멋지다’처럼 군인에 대한 다양한 정의 속에 전하고자 하는 사연을 표현하면 된다. 핵심 단어는 ‘병영공감’과 ‘감동’이다. 유근석 29초 영화제 집행위원장(한국경제신문 편집국 부국장)은 “현역 장병들은 달라진 병영문화나 이색적인 생활관 일상, 전우애, 잊지 못할 에피소드 등 병영 생활 중 일어나는 모든 이야기를 다룰 수 있다”며 “자랑스러운 국군을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국민 영화제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예비역들은 군 시절 겪은 힘든 훈련 등을 회상하는 동영상과 메시지로 현역 후배들을 격려할 수 있다. 군에 간 아들을 그리워하면서도 씩씩한 청년으로 거듭 태어난 모습을 자랑스러워하는 부모의 심정이나 남자 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성의 애달픈 하루도 좋은 소재다.

2013년 공전의 인기를 끌었던 단편영화 ‘레밀리터리블’을 공군본부 정훈실 홍보과 장병들과 함께 기획한 오정택 공군 중위(27·학사 129기)는 “장병들의 번뜩이는 생각과 재능을 가식 없이 그대로 표현해 국민과의 소통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며 “29초 영화제에서도 날것 그대로의 영상 속에 진솔한 이야기를 꾸밈없이 담아야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품·참여 문의 (02)360-4332~4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