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할 때는 체중을 왼쪽 다리에 실어야 한다.(왼쪽사진)  스윙을 할 때는 손등이 하늘을 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할 때는 체중을 왼쪽 다리에 실어야 한다.(왼쪽사진) 스윙을 할 때는 손등이 하늘을 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신나송 프로와 레슨을 시작한 지 70일째. 마지막 레슨은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하는 방법, 즉 쇼트게임이다. 연습장에 가면 대부분 골퍼들은 드라이버나 아이언샷에 시간을 투자한다. 하지만 프로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내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평가지표로 드라이버 비거리나 아이언샷의 정확도보다 쇼트게임을 꼽는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지난달 피닉스 오픈에서 82타를 치며 무너진 것도 쇼트게임 때문이었다. 신 프로는 “스코어를 빨리 줄이고 싶으면 쇼트게임에 시간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홀 아니라 공 낙하지점 봐야

특별훈련의 성과가 나타난 것일까. 파4홀에서 두 번 만에 공을 그린 옆에 떨궜다. 설마 처음부터 파세이브 성공? 이제 웨지샷으로 공을 홀컵 옆으로 붙일 차례. 우쭐한 마음에 수차례 핀을 노려본 뒤 회심의 샷을 날렸지만 공은 붕 떠서 그린에 맞더니 반대편으로 넘어가 버렸다. 다음에 친 공도 그린에 맞더니 다시 반대편으로 굴러 떨어졌다. 이런 걸 ‘냉탕 온탕(어프로치를 잘못해 그린 주위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라고 하는구나. 신 프로는 “초보 때 자주 하는 실수”라며 웃었다.

“어프로치할 때 홀을 바라보고 스윙하면 생각했던 것보다 공을 강하게 치게 돼요. 그래서 구르는 거리를 뺀 지점에 공을 떨어뜨리는 것에 집중하면서 스윙해야 합니다. 즉, 홀이 아니라 공이 처음 떨어지는 지점을 봐야 한다는 거죠.”

거리감을 익히기 위해서는 연습장에서 피칭웨지, 갭웨지, 샌드웨지 등을 번갈아 사용해봐야 한다. 피칭웨지는 공이 뜨는 탄도가 낮으면서 잘 구르는 반면 샌드웨지는 구르는 거리가 적고 탄도가 높다. 갭웨지는 피칭과 샌드웨지의 중간 정도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피칭웨지로 20야드를 치는 스윙으로 갭웨지는 15야드, 샌드웨지는 10야드 정도의 거리를 낼 수 있다. 평소 이 정도 거리를 염두에 두고 연습하는 것이 좋다는 게 신 프로의 팁.

◆보폭 좁히고 체중은 왼쪽에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할 때는 보폭을 좁게 하고 왼쪽에 체중을 싣는다. 볼의 위치는 중앙에서 약간 오른발 쪽에 놓는 것이 좋다. 이때 볼 위를 바로 보면 체중을 왼발에 싣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볼의 왼쪽을 봐야 한다.

“똑딱이(▶본지 1월2일자 A31면 참조)를 잘하면 그린 주변 어프로치 때 도움이 된다고 했죠. 스윙은 똑딱이를 생각하면 돼요. 클럽을 약간 가파르게 들어 올린다는 느낌으로 백스윙해도 괜찮습니다. 의식적으로 클럽을 빼려고 하면 스윙이 찌그러질 수 있거든요.”

다운스윙 때는 백스윙을 들어 올린 만큼 스윙을 유지하면 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스윙 도중 손목이 꺾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공을 치고 난 뒤 손등이 목표지점을 향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손목의 꺾임을 확인할 수 있다. 손등이 하늘을 보면 잘못 친 것이다. 또 공을 친 뒤 왼쪽에 있던 체중이 오른발로 옮겨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웨지샷을 할 때는 볼을 일부러 띄우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볼을 띄우려고 하면 손목을 많이 사용하게 되고 손등이 하늘을 보게 됩니다. 이러면 토핑(공의 위쪽을 치는 것)이나 뒤땅이 발생하죠.”

이렇게 신 프로와 함께한 70일의 레슨이 끝났다. 활발한 성격인 신 프로는 그린 주변을 뛰면서 기뻐했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쇼트게임까지 마무리한 제자가 대견한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골프는 ‘밀당의 고수’라고 했죠. 중간에 좌절하지 말고 꾸준히 연습하면 분명히 넘어옵니다. 기회가 된다면 ‘싱글도전기’도 연재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배운 것들 잊지 말고 열심히 연습해서 싱글에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