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중 금리인하, 수출타격 우려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일부터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각각 연 0.25%포인트 내렸다.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추가인하한 것이다. 동시에 금리자유화의 일환으로 예금금리 상한을 기존 1.2배에서 1.3배로 확대했다. 지난달 초에는 지급준비율도 0.5%포인트 인하했다.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것은 중국의 경제 환경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 국내 경제여건이 밝지 않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거의 3년째 마이너스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0.8% 상승에 그치고 있다. 제조업 이익률은 5%선으로 대출금리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적자기업 수는 전년 대비 12.2% 늘었다. 올해는 11년 만의 최저치인 7% 성장 목표도 위협받는 상황이다.

둘째,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환경에 대응하는 것도 필요하다. 조만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라 국제자금의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국 국내 통화환경의 급속한 긴축국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외환보유액은 핫머니 유출 등으로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각국의 경쟁적 통화완화정책으로 인한 위안화 절상압력을 완화할 필요도 있었다.

한마디로 인민은행의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중국 정부가 거시정책의 주안점을 ‘안정적 성장’에 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안정적 성장이 전제되지 않으면 공급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지속적인 개혁이 힘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중국정부는 금리인하로 사회융자비용을 절감해 전체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완화하면서 기업부실 위험의 차단을 바라고 있다. 특히 부동산시장 경착륙 리스크와 지방정부의 과다한 채무부담을 경감시켜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경제’로의 연착륙을 꾀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 금리인하로 가장 혜택을 보는 주체는 부동산금융 차입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100만위안, 20년 상환 주택대출의 경우 이자가 총 3만5000위안(약 613만원) 절감돼,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시그널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정부는 약 20조위안(약 350조원)의 부채에 대한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도시화 확대와 사회복지비용 지출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통화완화 정책의 실효성은 아직 의문이다. 석달 만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실질금리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전반적인 통화긴축 국면에서 대출금리 하락에 따른 기업들의 대출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인상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금리인하 이후 중소형 은행들은 모두 최고 예금 상한 허용폭 30%를 적용해 높은 이자를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금리인하 조치는 사회융자비용 감소로는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중국 경제는 당분간 디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특정 시기와 대상을 전제로 한 통화완화 정책과 적극적 재정정책이 여러 차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 대중(對中) 수출감소 대응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통화완화를 통한 중국 경제의 근본적인 상승국면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위안화 절하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작년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은 전년 대비 2.5% 절하됐고, 올 들어서도 2월 말 기준 약 1% 추가 절하됐다. 이에 따라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한국도 저물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등 실물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다. 한국 정부의 전향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안유화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yuhuaan7@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