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나폴레옹 몰락시킨 건 주석 단추
인류의 역사가 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 등으로 나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런 구분은 인간이 어떤 물질을 이용해 도구를 만들었느냐로 결정된다. 그런데 인류가 들판에 굴러다니던 돌만 쓰던 것에서 벗어나게 만든 금속이 구리였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금속의 세계사는 우리가 무심코 사용했던 여러 금속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그것이 인류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탐구한다.

저자들은 수많은 금속 중 구리, 납, 은, 금, 주석, 철, 수은 등 일곱 가지 금속을 소개한다. 문명이 탄생했을 때부터 인류와 함께해온 금속이기 때문이다.

카이사르가 동전에 자신의 얼굴을 새길 때 영향력 확대를 위해 금화나 은화 대신 구리 동전을 선택한 이유,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 실패한 원인 중 하나가 주석 단추 때문이었다는 분석 등 금속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풍부하다.

정치, 경제, 종교,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역사에 등장한 금속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인류는 아주 옛날부터 금속으로 이뤄진 세상 속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금속이야말로 세계 곳곳에서 역사를 만들어낸 원동력이었다는 것이다.

책은 학술 서적에 나올 법한 어렵고 딱딱한 설명 대신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구성돼 다소 어려울 수도 있는 금속의 세계를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외국 사례뿐만 아니라 한국사에 등장하는 다양한 금속 이야기도 담았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