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심팩·우리산업 車부품주가 '키포인트'
코스피지수가 2010선을 뚫었지만 상승세를 이끄는 뚜렷한 주도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짧은 주기로 관심종목이 계속 바뀌는 소위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초에는 국제유가 하락 소식에 정유·화학주가 각광을 받더니 지난달에는 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에 힘입어 건설주가 상승했다. 이달 들어선 현대차·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와 현대모비스, 만도 등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바통을 넘겨받았다.

◆꿈틀대는 완성차·車 부품업체 주가

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73% 오른 2012.94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010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9월30일(2020.09) 이후 5개월여 만이다.

현대차는 이날 2.39% 오른 17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5거래일 동안 6.8% 올랐다. 같은 기간 기아차(5.4%)와 현대모비스(3.0%), 만도(4.8%) 등 주요 자동차 관련주도 강세를 이어갔다. 자동차 관련주는 일본 엔화가치 하락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조정을 거친 만큼 저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국내 자동차 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미국·유럽의 자동차 회사들보다 훨씬 낮다”며 “투싼 등의 신차 출시가 예정된 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이 한국 자동차 업계에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는 만큼 주가도 제자리를 찾아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이 꼽은 ‘강력매수’ 종목에도 자동차 부품주들이 다수 올랐다. 증권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증권사가 강력매수 의견을 낸 종목은 현대엘리베이터, 금호석유화학, 엔씨소프트, SK이노베이션, 컴투스 등 총 11곳이다. 이 가운데 만도와 우리산업, 심팩 등 세 곳이 자동차 부품업체다.

유지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매출은 꾸준히 늘어나는 모습”이라며 “만도 등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SK증권도 프레스 제조업체인 심팩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강력매수’로 올렸다.

◆순환매 장세 다음 타자는?

전문가들은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 상승세를 보였던 정유·화학·건설주들이 비싸지면서 대체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란 설명이다. 장기투자할 만한 성장업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순환매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높게 보는 요인 중 하나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뚜렷하게 성장을 주도하는 업종이 없다”고 말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증시에선 자동차주, 금융주처럼 낙폭이 컸던 업종이 유리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