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봉마르셰 백화점 이어 英 리버티도 뚫은…데님 브랜드 SJYP의 저력은
‘2015 봄·여름(S/S) 파리패션위크’ 취재차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파리 북(北)마레 지구의 한 대형 쇼룸(임시전시장) 근처에서 부부 디자이너 정혁서·배승연 씨를 만났습니다. 이들은 스티브J&요니P와 SJYP를 해외 바이어들에게 소개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SJYP는 데님 소재를 경쾌하고 감각적으로 활용한 데님 전문 브랜드로 지난해 8월 론칭했습니다.

파리 북(北)마레 지구의 한 대형 쇼룸
파리 북(北)마레 지구의 한 대형 쇼룸
반년 뒤인 최근 반가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SJYP가 영국 하비니콜스·리버티 백화점에 입점하는 게 확정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SJYP의 올 가을·겨울(F/W) 컬렉션 중 일부 제품이 이들 백화점의 바이어들에게 팔린 것이죠. 현지 매장에서는 늦어도 8월쯤에는 볼 수 있겠네요.

SJYP는 이미 올 봄·여름(S/S) 컬렉션으로 프랑스 봉마르셰 백화점, 영국 셀프리지스 백화점을 뚫은 상태입니다. 1년도 안 된 신생 브랜드가 세계적인 백화점 네 곳에 잇따라 진입한 것입니다. 프랑스의 콜레트, 이탈리아의 루이자비아로마·엑셀시오르, 미국의 오프닝세레모니 등 유명 편집매장에도 이미 진출했습니다.

佛 봉마르셰 백화점 이어 英 리버티도 뚫은…데님 브랜드 SJYP의 저력은
영국의 유명 온라인 쇼핑몰 네타포르테(www.net-a-porter.com)에는 지난해 들어갔습니다. 네타포르테는 구찌·보테가베네타·지방시 등 명품을 적절한 가격에 판매, 국내 해외 직구족들에게도 유명한 곳입니다. 국내외 의류·잡화 바이어들에게는 새로 뜨는 브랜드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통하는 곳이기도 하죠.

더 놀라운 것은 이들 백화점, 편집매장, 온라인쇼핑몰에 스티브J&요니P도 동반 입점됐다는 것입니다. “해외 바이어들이 ‘SJYP가 너무 쿨(cool)하고 신선하다’고 호평했지만 저희도 두 브랜드 모두 입점될 줄은 몰랐어요. 아마 늘 두 브랜드를 함께 홍보했던 게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배승연 씨의 설명입니다. SJYP는 원래 2006년 태어난 스티브J&요니P의 데님 제품에서 파생된 자매 브랜드라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프랑스 영국 등 유럽 백화점의 바이어들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미국 백화점에 비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중시한다고 합니다. SJYP가 콧대 높은 유럽 백화점에 잇따라 입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주요 패션위크 기간에 세계 각지를 발로 뛴 정혁서·배승연 씨의 열정, ‘디자이너의 감성을 불어넣은 데님 브랜드’란 독특한 주제,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