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車, 큰 시장…'천만車'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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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Joy - 제네바모터쇼로 본 유럽 車시장 트렌드
1000cc 1만유로 엔트리급, 유럽시장 20% 차지
배출가스 규제 피하고, 생애 첫차 고객 잡기
오펠·푸조 등 10여개 업체들 소형차 전면 배치
1000cc 1만유로 엔트리급, 유럽시장 20% 차지
배출가스 규제 피하고, 생애 첫차 고객 잡기
오펠·푸조 등 10여개 업체들 소형차 전면 배치
GM 자회사인 독일 오펠은 지난 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 특별한 브랜드를 출시했다. 창업자 아담 오펠의 장남(칼 오펠)의 이름을 딴 소형차 ‘칼(karl)’을 론칭한 것. 칼은 한국GM으로서는 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제품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칼의 유럽 판매분 전량을 한국GM 창원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수출 물량은 연간 7만~8만대 수준이 될 전망이다. GM이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한 뒤 수출물량 확보에 큰 타격을 입은 한국GM으로서는 ‘단비’와도 같은 신차다.
제네바 팔렉스포전시장 중간쯤에 자리 잡은 오펠 부스엔 개막 이튿날인 4일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의 관심은 한국GM의 미래에 있지 않았다. 일본 도요타와 프랑스 시트로앵과 푸조, 미국 포드, 독일 폭스바겐 등 경쟁사 방문자들은 칼의 내외부 디자인과 기능을 점검하느라 분주했다.
칼은 1000㏄ 3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출력 76마력짜리 소형차다. 오펠 라인업 중 가장 작은 엔트리급이다. 가격은 9500유로(약 1150만원)로 시작한다. 가장 비싼 사양이 1만3000유로(약 1570만원)다. 이른바 ‘천만차(배기량 1000㏄에 1만유로 안팎의 자동차)’ 모델이다.
제네바모터쇼에 참가한 경쟁사들이 칼의 등장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천만차 모델이 갖는 전략적 중요성 때문이다. 천만차급 시장 비중은 유럽 시장에서 20% 안팎을 차지한다. 차 자체는 작지만 시장 규모는 상당하다. 또 수요자의 중요성도 크다. 천만차 구매자 대부분은 생애 첫 차를 장만하는 20대 젊은 직장인들로, 이들은 첫 차에서 만족을 느끼면 브랜드에 충성을 다하는 경향이 있다. 미래 시장이다. 천만차는 작고 가벼워 배출가스 규제 대응에도 좋다. 천만차 모델들은 대부분 탄소배출량이 ㎞당 100g 미만이다. 이런 저탄소 소형차를 많이 팔면 탄소 배출량이 많고 이윤이 많이 남는 프리미엄급 대형차를 판매할 때보다 규제 적용을 덜 받는다. 이번 제네바모터쇼에는 10여개 업체가 천만차급 브랜드를 새로 선보였다.
미국 포드는 엔진을 다운사이징한 3세대 소형차 피에스타를 선보였다. 2세대 때 다소 컸던 1600㏄ 가솔린엔진을 1000㏄로 줄였다. 프랑스 푸조는 엔트리 모델인 108을 아예 추가했다. 기존 208보다 더 작은 모델이다. 중량은 940㎏, 연비는 L당 23.25㎞,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940g이다. 이미 지난해 3월과 10월에 천만차급 모델 아이고(aygo)와 트윙고(twingo)를 출시하며 시장에 입성한 도요타와 르노는 제네바모터쇼에 1000㏄ 제품을 전면 배치하며 인지도 높이기에 나섰다. 메르세데츠-벤츠는 2인승 소형차 스마트를 4인승으로 개조한 스마트 포포(for four)를, 시트로앵은 엔트리 모델인 C1을 기반으로 한 크로스오버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C1 어반라이드를 각각 선보였다.
업(up) 모델을 통해 유럽 천만차급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폭스바겐은 전기차 모델인 e업(up)을 출시했다. 전시회에 참석한 국내업체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1000㏄ 미만 소형차 시장이 완전히 고사 상태지만 글로벌 시장은 다르다”며 “경쟁사들의 신차 개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네바=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칼은 1000㏄ 3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출력 76마력짜리 소형차다. 오펠 라인업 중 가장 작은 엔트리급이다. 가격은 9500유로(약 1150만원)로 시작한다. 가장 비싼 사양이 1만3000유로(약 1570만원)다. 이른바 ‘천만차(배기량 1000㏄에 1만유로 안팎의 자동차)’ 모델이다.
제네바모터쇼에 참가한 경쟁사들이 칼의 등장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천만차 모델이 갖는 전략적 중요성 때문이다. 천만차급 시장 비중은 유럽 시장에서 20% 안팎을 차지한다. 차 자체는 작지만 시장 규모는 상당하다. 또 수요자의 중요성도 크다. 천만차 구매자 대부분은 생애 첫 차를 장만하는 20대 젊은 직장인들로, 이들은 첫 차에서 만족을 느끼면 브랜드에 충성을 다하는 경향이 있다. 미래 시장이다. 천만차는 작고 가벼워 배출가스 규제 대응에도 좋다. 천만차 모델들은 대부분 탄소배출량이 ㎞당 100g 미만이다. 이런 저탄소 소형차를 많이 팔면 탄소 배출량이 많고 이윤이 많이 남는 프리미엄급 대형차를 판매할 때보다 규제 적용을 덜 받는다. 이번 제네바모터쇼에는 10여개 업체가 천만차급 브랜드를 새로 선보였다.
미국 포드는 엔진을 다운사이징한 3세대 소형차 피에스타를 선보였다. 2세대 때 다소 컸던 1600㏄ 가솔린엔진을 1000㏄로 줄였다. 프랑스 푸조는 엔트리 모델인 108을 아예 추가했다. 기존 208보다 더 작은 모델이다. 중량은 940㎏, 연비는 L당 23.25㎞,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940g이다. 이미 지난해 3월과 10월에 천만차급 모델 아이고(aygo)와 트윙고(twingo)를 출시하며 시장에 입성한 도요타와 르노는 제네바모터쇼에 1000㏄ 제품을 전면 배치하며 인지도 높이기에 나섰다. 메르세데츠-벤츠는 2인승 소형차 스마트를 4인승으로 개조한 스마트 포포(for four)를, 시트로앵은 엔트리 모델인 C1을 기반으로 한 크로스오버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C1 어반라이드를 각각 선보였다.
업(up) 모델을 통해 유럽 천만차급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폭스바겐은 전기차 모델인 e업(up)을 출시했다. 전시회에 참석한 국내업체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1000㏄ 미만 소형차 시장이 완전히 고사 상태지만 글로벌 시장은 다르다”며 “경쟁사들의 신차 개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네바=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