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씨 독자들과 만나
소설가 황석영 씨(71·사진)가 독자들과 만나 황순원 작가(1915~2000)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 황석영 작가는 지난 6일 인터넷서점 예스24와 출판사 문학동네가 함께 기획한 ‘예스24 소설학교’의 첫 번째 연사로 참여해 경기 양평군에 있는 황순원문학촌에서 독자 30여명과 만났다. ‘우리가 소설에서 배우는 것들’이란 주제로 강연한 황 작가는 “선생은 내가 1962년 사상계 신인상을 받을 때 뽑아준 스승이지만 그동안 행사장에서 보면 인사만 드리고 도망갔다”며 “나이가 들고 나서야 선생님 제자라고 말한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황 작가는 최근 펴낸《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문학동네)에 황순원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소나기’ 대신 ‘모든 영광은’이란 작품을 실었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황순원의 대표작은 소나기다. 때문에 그의 작품 세계가 동화적이고 아름답다고만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황 작가는 “선생은 많은 작품에 남한 사회의 모순과 분단으로 인한 슬픔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영광은’은 전쟁 중 부산으로 피란을 떠났다 서울로 돌아온 주인공이 단골 선술집에서 마주친 한 남자로부터 듣는 이야기를 담은 단편이다. 이념 갈등이 개인과 가족의 삶을 어떻게 무너뜨리고 이를 어떻게 회복하는지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다.
황 작가는 “평생 잡문을 쓰지 않고 작가 일기를 다 소설이라고 말한 선생의 사소설적이고 작가 일기적인 대목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양평=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