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 포기하고 연립·다세대 주택 산다
전셋값 상승이 지속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를 포기하고 연립·다세대주택을 사들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감정원은 지난해 수도권 주택시장의 실거래 가격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전세를 탈피해 연립이나 다세대주택을 사고 있다. 서울에서는 지난해 소형 연립주택 거래량은 2600가구로 전년(1800가구) 대비 4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량은 1만5400가구에서 2만200가구로 31% 늘어났다.

중소형 면적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아파트 거래량이 2만1700가구에서 2만8000가구로 29.2% 늘어나는 동안 연립주택 거래량은 1600가구에서 2500가구로 50% 증가했다. 중형 면적도 마찬가지다. 아파트 거래량은 31.8% 늘었지만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 거래량은 각각 44.3%와 41.7% 늘었다.

경기 지역도 서울과 다르지 않다. 소형주택 기준으로 다세대주택 거래가 32.6% 늘어 아파트 거래 증가율(30.4%)을 웃돌았다. 다만 연립주택(21.8%)보다는 아파트 거래 증가율이 컸다. 중소형을 보면 아파트 거래량이 20.1% 증가하는 사이 연립주택 거래량은 28.2% 늘어났다. 중형의 경우도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 거래량이 각각 31.4%와 30% 늘어나 아파트 거래 증가율(20%)을 크게 넘어섰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1억~2억원 이하의 소형 아파트 전세 수요가 2억~3억원대의 소형 주택 매매 수요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런 현상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