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마켓인사이트] CS, 외국계증권사 실적 1위 탈환
스위스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2년 만에 외국계 증권사 순이익 1위 자리를 되찾았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S는 2014년 한 해 955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 21곳(대만계 유안타증권 제외)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009년 이후 1위를 놓친 건 수백억원 규모의 주식워런트증권(ELW) 거래 관련 법인세를 추가 납부한 탓에 일시적으로 순이익이 낮아진 2013년(5위)이 유일하다. CS 실적은 국내 59개 증권사 중 7위에 해당한다. 삼성증권(2435억원)과 한국투자증권(2209억원) 등 임직원 수 2000명 이상의 대형 증권사에 이은 성적이다. 임직원 91명이 1인당 벌어들인 순이익은 10억5000만원으로 증권업계 평균(4761만원)의 22배에 달했다.

지난해 다른 국내외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값 상승에 힘입어 크게 늘어난 반면 채권 자기 매매 영업이 없는 CS는 일시적인 요인 없이도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천기 CS 한국 대표(사진)는 “외국계 증권사 가운데 시장점유율 1위인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과 기업 인수합병(M&A) 및 자본시장거래 부문 등 전 사업부가 골고루 최상위권의 성적을 낸 덕분”이라고 말했다.

ELW 법인세 여파로 2013년 99억원의 적자를 냈던 골드만삭스가 806억원의 순이익으로 CS에 이어 2위에 올랐다. UBS(527억원) JP모간(430억원) 메릴린치(392억원) 모건스탠리(363억원) 노무라금융투자(330억원)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바클레이즈캐피탈증권(-125억원) CIMB증권(-78억원) 다이와증권(-30억원) BOS증권(-27억원) 등 7개 증권사는 적자를 기록했다.

M&A와 기업공개(IPO) 등 자본시장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수입을 나타내는 IB 수수료 수입에선 230억원의 실적을 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1위를 차지했다. 206억원의 JP모간과 188억원의 골드만삭스, 165억원의 CS, 137억원의 노무라금융투자 순이었다.

대형 M&A와 IPO가 크게 늘어난 데 힘입어 지난해 외국계 증권사들의 전체 IB 수수료 수입은 1243억원으로 전년보다 54% 늘었다. 21개 외국계 증권사들의 전체 순익 또한 4205억원으로 4689억원을 기록한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